전남 순천동산여중 3학년 5반 학생들이 ‘유치원복 반티’를 입은 모습.
“꺅! 귀신이다.”
강원 설악여중 학생과 교사들은 체육대회 날 3학년 9반 학생들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이들이 입은 ‘소복 반티’ 때문이다. 하얀 소복 차림으로도 모자라 옷에다 가짜 피를 묻히고 칼 모양의 무시무시한 머리띠를 한 것. 엄마의 립스틱으로 눈 밑에 ‘피눈물’을 그려 넣고 입술마저 새빨갛게 칠하자 ‘전설의 고향’에나 나오는 ‘처녀 귀신’이 따로 없었다.
“참새.”(교관) “짹짹.”(학생들) “오리.”(교관) “꽥꽥.”(학생들) “병아리.”(교관) “삐약삐약.”(학생들)
유치원생으로 ‘변신’했던 이 학교 김수현 양(15)은 “반티를 입었을 때만큼은 중학생으로서 받는 학업 스트레스를 훌훌 털고 유치원생의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외고 일본어과 1, 2학년 학생 100여 명은 과의 특성을 살려 사무라이 복장으로 체육대회에 등장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 학교 일본어과 2학년 이세희 양(17)은 “중국어, 영어 등 다른 과 학생들이 우리의 모습을 부러운 눈길로 쳐다봤다”며 웃었다.
TV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 출연진들이 입는 옷을 반티로 맞춘 경우도 있다. 전북 서전주중 2학년 3반 학생들은 ‘런닝맨 반티’를 맞추고 저마다 등 부위에 자기 이름표를 달고 운동장을 뛰었다. 런닝맨처럼 상대의 이름표를 떼는 놀이를 한 것.
반티 전문 제작업체인 반티몬스터 이상원 사장은 “선생님은 의사 가운 차림, 학생들은 환자복 차림 등 특이한 반티를 찾는 학생들이 요즘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이영신 기자 l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