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 먹을 식 無: 없을 무 求: 구할 구 飽: 배부를 포
“군자는 먹음에 배부름을 추구하지 않고, 거처함에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을 처리하는 데 신속하고 말하는 데는 신중하며, 도가 있는 곳에 나아가 스스로를 바로잡는다. (그렇다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 敏於事而愼於言, 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 논어 학이(學而)
군자는 도덕과 학식을 두루 갖춘 존재다. 이 문장의 의미는 정신적인 데에 힘을 써야 하고 물질적인 것을 도외시하라는 말이다. 공자가 이렇게 말한 것은 배부름을 추구하는 것은 소인의 행태이기에 말이다. 그런 공자이기에 일상에서도 ‘포(飽)’의 의미를 평가절하했으니, “배부르게 먹는 것을 온종일 하고 마음 쓰는 데가 아무것도 없다면 곤란하구나. 육박(장기의 일종)과 바둑이라도 있지 않은가. 그런 것이라도 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飽食終日, 無所用心, 難矣哉. 不有博奕者乎. 爲之, 猶賢乎已)”고 했다.
공자의 문하생 77명 가운데 부유한 자들보다는 가난한 서민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도 그의 삶의 자세를 보여준다. 그가 속수(束脩·열 가닥의 육포)를 가져온 자들에게는 어떤 경우에도 가르침을 주었다고 하는데, 그 역시 스승을 뵐 때의 최소한의 예절을 보기 위한 것이었다. 학비 개념이 아니었으며 제자들의 속수를 받아 부를 축적하기 위함도 아니었다. 공자가 그토록 아꼈던 수제자 안회도 역시 배부름 따위를 추구하지 않고 안빈낙도의 삶을 살다간 군자였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