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일대 10여곳 활개치며 옷값 후려치고 엉덩이 만져
6월 서울 강남의 한 명품 판매장을 찾은 이모 씨(35)는 옷을 고른 뒤 매장을 지키던 여직원의 엉덩이를 만졌다. 이어 “옷이 불량품이니 싸게 팔라”며 생트집을 잡았다.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직원의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는 여직원의 목덜미를 만지며 할인과 사은품 증정을 줄기차게 요구했다.
매장에 있던 손님들과 다른 직원들의 눈길이 이 씨에게 쏠렸다. 그러자 이 씨는 더욱 의기양양해졌다.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던졌다. 온갖 문신이 새겨진 상체가 그대로 드러났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 폭력 조직 행동대원으로 활동하며 강간치상 등 전과 16범인 그가 훈장처럼 새겨 넣은 것들이었다.
조폭 행동대원의 난동에 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옷값을 깎아 줬다. 이후에도 이 씨는 이달 초까지 다른 명품 매장을 찾아 같은 수법으로 옷을 싸게 사고 사은품도 챙겼다. 이렇게 산 옷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강남 일대를 활개 치고 다니며 매장을 찾아 문신을 보이고는 환불해 갔다. 그에게 피해를 본 명품 매장은 10여 곳에 이른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