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伊 구제금융 대비… 현재보다 4배로 증액 논의핀란드 강력반대 걸림돌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호(23일자)에서 유로존이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한 구제금융까지 대비해 기금을 2조 유로로 대폭 증액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더 타임스도 24일 유로존이 최소 1조 유로 이상 재원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경제 대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면 ESM의 가용 자금인 5000억 유로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에 최소 2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ESM의 재원 증액은 ESM 협약에 위배되는 것이어서 각국 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독일 정부는 자본금 확대에 찬성하고 있으나 핀란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ESM은 임시로 내년 6월까지만 운용될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같은 주요 자금을 스페인 국채 매입과 같은 위험 부담이 큰 곳에만 사용하고 필요한 구제금융의 나머지 부분은 민간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재무부는 ESM 증액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하면서도 “2조 유로라는 액수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역시 ESM의 레버리지화 방안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유로존 위기의 핵심국인 스페인이 27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공공지출 축소, 증세, 연금 동결 등을 담은 대규모 긴축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25%인 실업률(청년실업률 52.9%)이 내년에 26.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