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軍부대 방문 안보행보… 귀경길에 이외수 만나 도움 요청 李 “과거사 사과 용기에 박수, 어떤 정당이든 필요땐 돕겠다”유승민에 선대위 부위원장 제안
파워 트위터리안과 함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왼쪽)가 25일 강원 화천군 이외수문학관을 찾아 소설가 이외수 씨와 얘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이 씨는 박 후보의 과거사 기자회견에 대해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사과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제공
먼저 유해발굴 현장을 찾은 박 후보는 군복 차림으로 상반신 유골이 있는 흙더미 앞에 선 채 흰 국화꽃다발을 놓고 거수경례로 경의를 표한 뒤 국방부 유해발굴 관계자들과 함께 태극기를 펼쳐 유해를 덮었다. 그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은 끝까지 찾아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는 육군 21사단 여군 장교·부사관들과 야외에서 전투식량으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안보에 허점이 있으면 지진이 난 것이나 마찬가지로, 땅이 갈라지면 즐거운 파티고 뭐고 다 필요 없는 것”이라며 “국가관이 투철한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을 놓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지 않은 문재인 후보와 국가관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안철수 후보를 우회적으로 견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박 후보가 안보 행보를 하던 시간에 당에서는 이정현 공보단장이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야권 단일화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안철수 후보 사퇴나 문재인 후보 사퇴라는 표현을 쓰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단장은 “문 후보가 사퇴하면 우리 정치사에서 민주당이 공중분해, 폐가가 되는 것이고, 안 후보가 사퇴하면 수십 년 동안 하지 못한 정치쇄신을 민주당이 3개월 만에 해냈다는 건데 이것이 정상적인가”라며 “안 후보의 애매함이 바로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의 3자 회동 제안에 대해 “A조(박 후보)는 예선을 거쳐 결선에 나가 있다”며 “(안 후보가) 그런 제안을 하려면 B조 예선부터 통과하거나 B조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유승민 의원의 장모상 빈소에 들러 유 의원에게 선대위 부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친박 핵심이었던 유 의원은 그동안 박 후보와 소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계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부위원장에는 남경필 의원도 거론된다. 박 후보는 26일 선대위 인선 중 일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막말로 사퇴한 김재원 대변인 후임 인사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 친박 의원은 “오전에 고뇌에 찬 과거사 정리 기자회견을 한 후보를 오후에 경솔하게 ‘말춤’을 추게 한 측근들이 문제”라며 “대변인마저 친박 돌려막기로 할 경우 진정성에 금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재선급 대변인으로 중립 김세연, 친이 김용태, 친박 윤상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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