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당’의 이숙 역으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배우 조윤희.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제2의 전성기? 나는 전성기가 없었다. 지금이 바로 내 전성기”
배우 조윤희가 KBS2 드라마 ‘넝쿨당(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데뷔 10년차에 접어든 조윤희는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에 꾸준히 출연해 왔지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찰나 ‘넝쿨당’의 이숙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짧은 숏커트에 순박한 여인으로 변신한 조윤희는 45.3%라는 높은 시청률과 함께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조윤희는 “연기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사랑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런 행운이 찾아오니까 정말 기분이 좋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유독 자기 자신에게 철저한 조윤희는 지금보다 열심히 해서 지금의 전성기를 쭉 끌고 가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넝쿨당’의 이숙이 처럼 마음이 따뜻한 배우 조윤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희준 오빠가 ‘사랑하는 나의 파트너’라고 말했을 때 마음이 짠했다”
-드라마 ‘넝쿨당(넝쿨째 굴러온 당신)’를 끝낸 소감은?
“사랑을 많이 받았던 작품이라 그만큼 아쉬움도 큰 것 같다. 드라마 마지막 촬영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드라마가 끝났다는 것을 실감 못했는데, 마지막 방송을 보니까 마음이 짠하더라. 이제 희준이 오빠도 못 보고, 내가 맡았던 캐릭터 이숙이랑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아쉬웠다. 희준 오빠가 방송 끝나고 문자를 보내줬는데 마지막 말에 ‘사랑하는 나의 파트너’라고 적었더라. 마음이 좀 그랬다.”
“밖에 돌아다닐때나 게시판의 댓글을 보면 확실히 예전보다 관심이 많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예전에는 내 이름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넝쿨당’이 끝나고 나서는 많은 사람들이 내 이름을 알아주는 것 같다. 엄청 유명해 진 것 같다(웃음).”
조윤희
-청순한 이미지를 버리고 보이시한 이미지로 변신을 했는데, 이미지 변신이 어렵지는 않았는지?
“나는 데뷔할 때부터 보이시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런데 아무도 나를 보이시한 캐릭터로 써 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많이 해서 그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다. 그런데 ‘넝쿨당’ 김형석 감독님이 나를 보고 커트 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말해줘 출연하게 됐다.”
“내게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보이시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연기가 편하게 나오니까 보는 사람들도 편하게 봐준 것 같다. 머리를 자르니까 예전보다 밝아 보인다고 하더라.”
▶ “제2의 전성기? 나는 전성기가 처음이다”
-‘넝쿨당’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 같다.
“나는 전성기가 처음이다. 신인 때 혜성처럼 등장한 것도 아니고,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야 큰 주목을 받게 된 것 같다. 이제 조금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면 ‘넝쿨당’이 더욱 특별하겠다.
“특별하다. 연기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사랑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없었던 것 같다. 운 좋게 이런 캐릭터를 만나고 이런 행운이 찾아오니까 정말 기분이 좋다.”
▶ “희준오빠 여자친구 공개됐는데도 한번 사귀어 보라며…”
-이희준 씨랑 커플연기를 했는데, 둘이 정말 잘 어울렸다.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받은 적은 없는지.
“둘이 사귀어 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오빠의 여자친구가 공개됐는데도 불구하고, 둘이 만나라고 하더라. 가끔은 너무 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항상 ‘희준 오빠 너무 좋은데 이상형은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그렇다면 실제 이상형은.
“외모는 희준 오빠 같은 스타일 좋다. 키 크고 남자다운 인상이 좋다. 대신 술자리를 좋아하는 남자는 싫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남자는 나를 외롭게 만들 것 같다. 나를 잘 챙겨주는 사람이 좋다.”
배우 조윤희.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 “동물들을 도와주면서 내 마음을 치유한다”
- 10월 2일 MBC 사회봉사 프로그램 ‘코이카의 꿈’ 제작진과 함께 팔레스타인으로 봉사활동을 떠난다
“사실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활동을 해본적은 없다. 원래 내가 제일 좋아하고 도와줄 수 있는 게 동물 쪽인데, 일단은 팔레스타인 쪽에서 요청이 들어와서 한번은 경험삼아 가보자고 했다.”
-그렇다면 동물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건지?
“동물시민 보호단체 ‘카라’라고 있는데, 거기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한달에 한번 정도 하는 것 같다. 이효리 씨는 사람도 돕고 동물도 돕고 하는데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연기자라서 그걸 이용할 수도 있고, 능력이 되고 난 후에 더 열심히 도와주고 싶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내가 동물을 왜 좋아하는지 몰랐0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알게 됐다.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해도 술을 마시거나 놀면서 풀지 못한다. 그런데 동물들을 만나고 도와주니 마음의 정화가 되는 것 같더라.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나도 몰랐는데, 슬픈 일이 있거나 우울할 때 동물을 도와주면서 잡념을 잊고 있더라. 다른 곳에서 상처받고 스트레스 받은 것을 동물들을 돌보면서 치유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동물을 이렇게 좋아하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질문이다. 데뷔 10년 만에 전성기를 맞았다. 전성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을 텐데.
“그냥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드렸는데 사랑을 받았으니까 다음에는 이숙이라는 캐릭터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색다를 캐릭터를 맡아 변신을 하고 싶다. 매번 변신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청순한 역할도 이제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숙이를 통해 자신감이 생겼다.”
동아닷컴 홍수민 기자 sumini@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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