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독립투표 강행” 스페인 최대인구 안달루시아 49억유로 구제금융 요청키로
바르셀로나 등 동북부 4개 주로 구성된 스페인의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11월 25일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리스에서는 긴축재정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공공 부문 및 민간 부문 노총이 총파업에 들어가 전국이 마비됐다.
아르투르 마스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25일 지방의회 연설에서 “우리의 자주권을 행사할 시간이 왔다”며 “선거에 따른 새로운 의회는 역사적 책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 수반은 “카탈루냐가 국가라면 세계 50대 수출국에 포함된다”며 “카탈루냐와 다른 주들이 희생을 공유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를 담당하는 최대 경제권이지만 과중한 국세 부담 때문에 빚쟁이가 된 카탈루냐는 11일 바르셀로나에서 약 150만 명이 경제주권과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카탈루냐는 1939∼1975년 프랑코 독재정권 아래에서 자치권을 박탈당해 탄압을 받다가 1977년 자치권을 되찾은 뒤 줄곧 독립을 주장해왔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안달루시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49억 유로(약 7조715억 원)의 구제금융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외신이 전했다. 안달루시아는 카탈루냐 발렌시아 무르시아에 이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네 번째 지방이 된다. 카탈루냐가 신청한 50억 유로 등 4개 지방이 요구한 구제금융 총액은 150억 유로에 이른다.
카탈루냐 사태가 본격화하고 스페인 정부가 유럽중앙은행(ECB) 등에 구제금융 요청을 머뭇거리면서 국채금리는 다시 높아졌다. 재무부가 25일 발행한 3개월 만기 금리는 1.203%로 한 달 전보다 0.946%가 올랐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과 경제개혁안 발표(27일)를 앞둔 25일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약 6000명의 시위대가 긴축재정과 증세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바르셀로나와 세비야에서도 각각 수백 명이 참가한 긴축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그리스의 26일 총파업에는 공항관제사와 버스 지하철 등 공공운수 세관 사회보장연금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무원, 초중등 교사, 의사까지 가세해 24시간 파업을 벌였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