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중도저파(中道低派)’ … “꼼꼼-성실히 내각 전반 챙겨”
김황식 국무총리(사진)가 다음 달 1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그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총리로서 2년을 넘기게 된 것에 대해 “어떤 의미로는 큰 행운이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2년간 한 게 무엇인가’ 하는 자괴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김 총리가 현 정부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까지 재임(2년 5개월)하면 정일권(6년 7개월), 김종필(두 차례에 걸쳐 6년 1개월), 최규하(3년 10개월) 전 총리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장수하는 총리가 된다.
김 총리의 인색한 자평과 달리 관가에서는 “김 총리가 보이지 않게 국정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이슬비 총리가 되겠다’는 다짐처럼 눈에 띄지는 않지만 2년간 꼼꼼하고 성실하게 내각 전반을 챙기면서 무게감이 붙었다는 것이다.
특히 ‘중도저파(中道低派)’를 자처하는 김 총리는 정치색이 없고 소외된 계층을 배려하는 자세를 보여 정치권의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7월 한일 정보보호협정 밀실 추진 논란에 휩싸여 총리 해임건의안이 발의됐고, 최근에는 조카며느리의 외국인학교 자녀 부정입학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김 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재정건전성 확보에 국가의 명운이 달려 있다”며 무상복지 확대에 다시 한 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책임총리제’에 대해서는 “(대통령과 총리의) 의견 합치가 이뤄지면 잘될 수도 있지만 사람의 퍼스낼리티(성격)에 의존하는 것이어서 불안정할 수 있다”며 “제도적 틀을 만들어 운영하는 게 합당하다”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