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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포인트]축구 ‘전북’ 따로, 지자체 ‘전북’ 따로

입력 | 2012-09-28 03:00:00


“야! 8000여 명이면 수도권에선 수만 명이지. 안 그래?”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K리그 경기를 3-1 승리로 마친 전북 현대 관계자들이 하는 푸념이었다. 약 2000만 명이 몰려 있는 수도권 인구에 대비해 많이 왔다는 얘기다. 전주시가 약 60만 명, 전라북도가 약 180만 명이니 그럴 만도 했다. 전북 관계자들은 “전북도와 전주시가 좀만 도와주면 더 많이 올 수 있는데…”라며 하소연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으로 시 외곽에 있다. 자동차가 아니면 찾기 쉽지 않다. 버스가 있지만 오후 9시면 끊겨 팬들이 돌아가는 게 힘들어 평일 저녁 경기에는 잘 찾지 않는단다. 최소한 지자체가 버스 회사를 설득해 경기가 열리는 날만이라도 운행을 연장해주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버스 노선도 원래는 없었는데 전북이 시에 간청해 몇 년 전 만들었다고. 전북은 버스를 놓친 팬들을 시내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까지 해야 하는 형편이다.

전북의 한 관계자는 “올해가 ‘전북 방문의 해’다.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K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전북이 이 지역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는데 지자체는 이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전북은 국내 전역은 물론이고 일본 등 외국 팬들도 찾는 구단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기업 현대자동차가 ‘전북’이라는 이름을 쓰고 K리그를 주름잡고 있다면 지자체도 그에 상응하는 도움을 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