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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법정관리 신청 전날 ‘자산 빼돌리기’ 정황

입력 | 2012-09-28 03:00:00

웅진홀딩스-극동건설, 계열사에 회사 팔고 빚상환
금감원 “도덕적으로 문제”




웅진그룹이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자산 빼돌리기를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웅진홀딩스는 자사 계열사에서 빌린 단기차입금 530억 원을 법정관리 신청 전날인 25일 상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웅진씽크빅에서 빌린 250억 원과 웅진에너지에서 꿔온 280억 원을 상환예정일(28일)에 앞서 모두 갚은 것.

또 극동건설은 25일 ‘오션스위츠 제주호텔’ 지분 100% 전량(34억 원)을 웅진식품에 매각했다. 제주도에 있는 비즈니스레저호텔인 오션스위츠는 연평균 객실 가동률이 82%에 달하는 등 현금 창출력이 높은 회사로 알려졌다.

이 밖에 윤석금 회장의 가족과 친척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웅진그룹 계열사 주식을 매각한 사실도 드러나 금융당국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조사에 나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 회장의 부인 김향숙 씨는 24, 25일 이틀에 걸쳐 웅진씽크빅 주식 4만4781주를 전량 매각했고, 윤 회장의 친척 윤모 씨(53)는 웅진코웨이 보유 주식 3290주 중 2890주를 14∼25일 5회에 걸쳐 처분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모든 부채가 동결될 것을 우려해 계열사 돈부터 서둘러 갚은 것”이라며 “살아남은 계열사만이라도 챙기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출금 조기 상환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웅진홀딩스의 여유자금을 유출시켜 재무사정을 악화시켰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은 “오션스위츠 지분은 현금 확보를 위해 팔았다”며 “호텔도 부채가 상당하기 때문에 웅진식품도 손해보고 가져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계열사 대출은 웅진코웨이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 초단기로 빌린 것”이라며 “매각에 문제가 생기면서 자금이 필요 없게 돼 상환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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