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전날 오후 11시 34분경 발생한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화재는 1시간여 만인 밤 12시 45분경 완전 진압됐지만 김 소방위는 이날 오전 8시까지 밤을 꼬박 새우며 연기를 빼는 작업에 참여했다. 동료들은 현장 교대를 위해 휴식 중이었지만 그는 혹시 있을지 모를 추가 화재나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물류센터 안에 남아있었다.
교대팀이 도착했는데도 김 소방위가 나타나지 않자 동료들이 그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그의 맥박은 거의 뛰지 않는 상태였다. 동료들이 응급처치를 한 뒤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겼지만 오전 10시 25분 끝내 순직했다.
김 소방위가 소방공무원이 된 것은 1993년 9월. 올해로 20년차 베테랑 대원이다. 올 1월 화도안전센터 2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누구보다 용감하고 성실하게 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말수도 적어 늘 묵묵하게 일했고, 주변의 어려움을 제 일처럼 도왔다고 동료들은 입을 모았다.
소방방재청은 고인을 소방경으로 1계급 특진시키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고인의 유해는 30일 벽제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김 소방위가 유독가스에 질식사했는지, 아니면 과로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남양주=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