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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양자물리학 역사 대하소설처럼 전개

입력 | 2012-09-29 03:00:00

◇얽힘의 시대/루이자 길더 지음·노태복 옮김/728쪽·2만5000원·부키




양자물리학의 근본 개념 중 하나인 ‘양자 얽힘’을 다룬 책. 1909년부터 2005년까지 양자 얽힘을 둘러싼 논쟁과 발견의 역사를 다뤘다. 실제 인물과 그들의 말, 논문, 사건들을 장면과 장면으로 나누고 대화체와 서사구조로 연결하면서 연대기식으로 배열해 대하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접근법이 독창적이지만 양자물리학을 모르는 이들에게 친절한 책은 아니다. 얇지도 않다. 재미가 없진 않다. 용어설명, 미주, 참고문헌을 빼면 본문은 540쪽 정도 분량. 자전거를 타던 하이젠베르크와 파울리가 풀밭에 앉아 닐스 보어와 에른스트 마흐를 논하는 식의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물리학이나 양자 역학 마니아가 아니라면 아인슈타인을 제외한 다른 등장인물의 캐릭터나 삶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석학들의 삶과 만남들 가운데로 빠져들어 어려운 물리학 개념을 ‘하늘 천 따 지’식이 아닌 한층 고상한 방식으로 이해해 간다는, 기분 좋은 느낌과 함께 독자를 잠들게 할 수도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