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점은 간절한 마음으로…여러 번 점치는 것도 금물

딱! 한 가지 질문 정해 던져라

원래 윷은 정월 초하루를 중심으로 대보름날까지 노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초뿐 아니라 지역에 따라서는 2월 영등날(경북 영천·예천), 6월 유두(경북 안동, 전남 영광), 7월 백중날(전남 광주·담양), 8월 추석(중국 동북 삼성 조선족, 전남 장흥·진도)에도 윷놀이를 즐긴다. 이번 추석엔 온 가족이 모여 윷놀이를 해보자. 또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친 윷점도 한번 쳐보자.


윷점 치는 순서

1. 점칠 일을 분명하게 정한다

점문(占問)은 모호하게 물으면 안 되고, 구체적이고도 분명하게 한 가지로 정해야 한다. 본인이 정말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를 마지막으로 물어야 하며, 결과가 빤히 예상되거나 도덕적, 법적으로 해서는 안 될 일을 점치는 것은 금한다. 또 한 가지 일을 가지고 여러 번 점치는 것도 금기다.

2. 윷가락 혹은 주사위를 세 번 던져 그 결과를 순서대로 기록한다

도=1, 개=2, 걸=3, 윷·모=4다. 윷은 모에 포함해 모로 표기한다. 주사위에서는 1, 2, 3, 4만을 기록하고 5와 6이 나오면 다시 던진다. 이외에도 1에서 4까지 수를 공평하게 얻을 수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3. 해당하는 점사(占辭)를 읽고 점친 일과 결부해 그 의미를 해석한다


윷점 풀이

예제 윷가락을 굴려 개(2), 도(1), 걸(3)이라는 점괘가 나왔다면 ‘활이 화살을 얻은 것과 같다(如弓得箭)’는 점사에 해당한다. 주역 64괘에 비춰보면 활이 화살을 얻듯이 크게 쌓는다는 대축괘(大畜卦) 의미와도 연관된다.

걸(3), 걸(3), 개(2)가 나왔다면 ‘산이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다(如山不動)’는 점사에 해당한다. 이 점사는 주역에서 여괘(旅卦)와 연관 짓는데, 여괘가 ‘나그네처럼 떠돈다’는 의미를 가지므로 ‘산처럼 무겁게 그쳐야 한다’는 교훈적 메시지를 담은 점사라고 볼 수 있다.

나머지 점사도 점사가 가진 의미와 그에 해당하는 64괘 의미를 살펴보면 길흉과 진퇴를 가늠할 수 있다.


▼ 괘와 점사 ▼  해설 : 임채우

윷놀이에 사용된 다양한 주사위.

111(도도도) 건괘(乾卦) 여아득모(如兒得母) 점사 아이가 어미를 얻은 격.
해설 : 일의 근원에서부터 제대로 시작된다.

112(도도개) 구괘() 여룡실수(如龍失水) 점사 용이 물을 잃은 격.
해설 : 좋지 못한 상황을 만나서 기반을 잃는다.

113(도도걸) 돈괘(遯卦) 여암득등(如暗得燈) 점사 어두운 밤중에 등불을 얻은 격.
해설 : 시세가 좋지 못하지만 방향을 살펴서 빨리 벗어난다

114(도도모) 비괘(否卦) 여초봉춘(如草逢春) 점사 풀이 봄을 만난 격.
해설 : 지금은 한겨울이지만, 머지않아 봄이 돌아온다.

121(도개도) 관괘(觀卦) 여옥무루(如玉無累) 점사 옥에 티가 없는 격.
해설 : 깨끗하고도 정확하게 본질을 직관한다.

122(도개개) 박괘(剝卦) 여죄성공(如罪成功) 점사 죄가 있는데 공을 세우는 격.
해설 : 다 잃어버리게 됐지만 근본을 잃지 않으면 결국 성공한다.

123(도개걸) 진괘(晉卦) 여형부화(如螢赴火) 점사 반딧불이가 불길에 뛰어드는 격.
해설 :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

124(도개모) 대유괘(大有卦) 여송대설(如松帶雪) 점사 푸른 소나무가 흰 눈을 두른 격.
해설 : 금상첨화로 더 뛰어나게 보인다.

131(도걸도) 감괘(坎卦) 여학실소(如鶴失巢) 점사 학이 둥지를 잃은 격.
해설 : 삶의 터전을 잃고 힘들게 떠도니 어려움이 거듭된다.

132(도걸개) 절괘(節卦) 여기득식(如飢得食) 점사 굶었다가 음식을 얻은 격.
해설 : 급해지려는 마음을 잘 조절하고 절제해야 탈이 없다.

133(도걸걸) 둔괘(屯卦) 여룡입해(如龍入海) 점사 용이 바다에 든 격.
해설 : 웅거하던 웅덩이에서 벗어나 큰물에 들어가니 새 세상에서는 힘들게 노력해야 한다.

134(도걸모) 기제괘(旣濟卦) 여귀입광(如龜入筐) 점사 거북이가 광주리에 든 격.
해설 : 지금은 막혀 있는 처지이지만 곧 풀리게 된다.

141(도모도) 혁괘(革卦) 여수무근(如樹無根) 점사 나무에 뿌리가 없는 격.
해설 : 나무가 뿌리째 뽑히니, 온통 뒤바뀐다.

142(도모개) 풍괘() 여한득의(如寒得衣) 점사 추위에 옷을 얻은 격.
해설 : 필요한 것을 제때 얻어 살림이 넉넉해진다.

143(도모걸) 명이괘(明夷卦) 여사환생(如死還生) 점사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격.
해설 : 지금은 어둡고 힘들지만 다시 힘을 얻어 되살아난다.

144(도모모) 사괘(師卦) 여빈득보(如貧得寶) 점사 가난한 이가 보물을 얻은 격.
해설 : 중요한 보물을 얻어 출중한 장수가 된다.

211(개도도) 간괘(艮卦) 여일입운(如日入雲) 점사 해가 구름 속에 들어간 격.
해설 : 해가 구름 속에 가려 빛을 잃으니 가던 길을 쉰다.

212(개도개) 비괘(賁卦) 여매득휘() 점사 흙비 속에서 햇빛을 얻은 격.
해설 : 검은 구름이 걷히고 밝은 햇빛이 비치니 만물이 찬란히 빛난다.

213(개도걸) 대축괘(大畜卦) 여궁득전(如弓得箭) 점사 활이 화살을 얻은 격.
해설 : 자신에게 꼭 맞는 짝을 만나니 재산을 크게 모은다.

214(개도모) 손괘(損卦) 여조무익(如鳥無翼) 점사 새가 날개를 잃은 격.
해설 : 갑자기 날개가 꺾여 날 수 없으니 손실을 당한다.

221(개개도) 규괘() 여마부중(如馬負重) 점사 말이 무거운 짐을 실은 격.
해설 : 마음은 천 리 밖에 있으나 짊어진 짐이 천근만근이라 마음과 몸이 따로 논다.

222(개개개) 이괘(履卦) 여창수곡(如倉輸穀) 점사 창고로 곡식을 옮기는 격.
해설 : 힘들게 지은 농사를 조심스럽게 간수해야 한다.

223(개개걸) 중부괘(中孚卦) 여응득식(如鷹得食) 점사 매가 먹이를 얻은 격.
해설 : 믿음을 가지고 일을 대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

224(개개모) 점괘(漸卦) 여거무륜(如車無輪) 점사 수레에 바퀴가 없는 격.
해설 : 한 번에 목표에 도달할 수 없으니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

231(개걸도) 진괘(震卦) 여아득유(如兒得乳) 점사 아이가 젖을 얻은 격.
해설 : 발버둥 치며 힘껏 노력하다 보면 살길이 생긴다.

232(개걸개) 예괘(豫卦) 여병득약(如病得藥) 점사 병자가 약을 얻은 격.
해설 : 묵은 병에 특효약을 얻었으니 기쁨을 얻는다.

233(개걸걸) 해괘(解卦) 여풍기랑(如風起浪) 점사 바람에 물결이 이는 격.
해설 : 겨우내 얼었던 얼음이 풀리고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234(개걸모) 항괘(恒卦) 여궁무전(如弓無箭) 점사 활에 화살이 없는 격.
해설 : 지금은 시세가 불리하지만, 흔들리지 말고 자기 분수를 지켜야 한다.

241(개모도) 승괘(升卦) 여소득친(如疏得親) 점사 소원했던 관계가 친해지는 격.
해설 : 멀리했던 이와 친분을 쌓으면서 지위가 오른다.

242(개모개) 정괘(井卦) 여사토독(如蛇吐毒) 점사 뱀이 독을 토하는 격.
해설 : 우물에서 샘솟듯 끊임없이 솟아난다.

243(개모걸) 대과괘(大過卦) 여수상문(如水上紋) 점사 물 위의 물결과 같은 격.
해설 : 물거품처럼 믿을 수 없으니 허물이 크다.

244(개모모) 수괘(隨卦) 여해득선(如海得船) 점사 바다에서 배를 얻은 격.
해설 :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니 좋은 인연이 따른다.

311(걸도도) 손괘(巽卦) 여왕득신(如王得臣) 점사 왕이 신하를 얻은 격.
해설 : 아랫사람에게 먼저 공손히 대하면 충신을 얻는다.

312(걸도개) 소축괘(小畜卦) 여열득선(如熱得扇) 점사 염천에 부채를 얻은 격.
해설 : 처지는 좋지 못하나 조금씩 기쁜 일이 쌓여간다.

313(걸도걸) 가인괘(家人卦) 여응무조(如鷹無爪) 점사 매가 발톱을 잃은 격.
해설 : 집안이 화목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이루지 못한다.

314(걸도모) 익괘(益卦) 여주투강(如珠投江) 점사 구슬을 강물에 던지는 격.
해설 : 소중한 보배를 내버리는 것 같으나, 뒤에 더 큰 이익을 얻는다.

321(걸개도) 무망괘(无妄卦) 여용득각(如龍得角) 점사 용이 뿔을 얻은 격.
해설 : 아무런 사심 없이 일하니 훨훨 날 듯이 이뤄진다.

322(걸개개) 서합괘() 여착장어(如捉長魚) 점사 큰 물고기를 잡은 격.
해설 : 기회가 와도 제대로 꽉 잡지 못하면 도망쳐버린다.

323(걸개걸) 이괘() 여한득림(如旱得霖) 점사 가뭄에 장마를 만난 격.
해설 : 한여름 가뭄 중에 비가 쏟아지니 오곡백과가 무럭무럭 자란다.

324(걸개모) 고괘(蠱卦) 여묘득서(如猫得鼠) 점사 고양이가 쥐를 잡는 격.
해설 : 곡식을 갉아먹는 쥐를 잡으려면 오랫동안 정성 들여 노력해야 한다.

조선 말기에 제작된 윷판.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331(걸걸도) 이괘(離卦) 여우투호(如牛鬪虎) 점사 소가 범과 싸우는 격.
해설 : 강한 상대도 기댈 언덕이 있으면 이길 수 있다.

332(걸걸개) 여괘(旅卦) 여산부동(如山不動) 점사 산이 움직이지 않는 격.
해설 : 자꾸만 밖으로 떠돌지 말고 산처럼 무겁게 멈출 줄 알아야 한다.

333(걸걸걸) 정괘(鼎卦) 여화득과(如花得果) 점사 꽃이 결실을 맺은 격.
해설 : 때가 무르익으니 제대로 일을 이룬다.

334(걸걸모) 미제괘(未濟卦) 여승환속(如僧還俗) 점사 중이 속세로 돌아온 격.
해설 : 다른 곳으로 옮겨가 중생을 구제한다.

341(걸모도) 몽괘(蒙卦) 여옥무개(如屋無盖) 점사 집에 지붕이 없는 격.
해설 : 새로 시작할 때는 모든 일에 신중히 대비해야 한다.

342(걸모개) 환괘(渙卦) 여마탈늑(如馬脫勒) 점사 말의 재갈을 벗기는 격.
해설 : 그동안 막혔던 일이 풀린다.

343(걸모걸) 송괘(訟卦) 여행득로(如行得路) 점사 돌아다니다 길을 얻은 격.
해설 : 이리저리 헤매지 말고 제대로 된 길을 찾아야 한다.

344(걸모모) 동인괘(同人卦) 여화봉춘(如花逢春) 점사 꽃이 봄을 만난 격.
해설 : 여러 사람과 뜻을 같이하니 이제 때가 돌아온다.

411(모도도) 곤괘(坤卦) 여선무도(如船無棹) 점사 배에 노가 없는 격.
해설 : 주관하는 이가 없어서 강을 건널 방법을 찾지 못한다.

412(모도개) 복괘(復卦) 여득고인(如得故人) 점사 옛 친구를 만난 격.
해설 : 시운이 돌아오니 옛날의 영화를 회복한다.

413(모도걸) 임괘(臨卦) 여노세교(如老細橋) 점사 낡고 약한 다리를 건너는 격.
해설 : 긴장을 놓지 말고 앞뒤를 잘 살펴보면서 조심스럽게 건너가야 한다.

414(모도모) 태괘(泰卦) 여우망희(如憂望喜) 점사 근심 속에서 기쁨을 바라는 격.
해설 : 음양이 조화를 이루니 근심을 극복하고 기쁨을 얻는다.

421(모개도) 대장괘(大壯卦) 여저파망(如猪破網) 점사 멧돼지가 그물을 찢는 격.
해설 : 한창 날뛰는 멧돼지를 감당하기 어렵다.

422(모개개) 쾌괘() 여물봉춘(如物逢春) 점사 만물에 봄이 든 격.
해설 : 봄이 돌아오니, 그간 움츠렸던 기운을 한껏 펴게 된다.

423(모개걸) 수괘(需卦) 여맹득안(如盲得眼) 점사 장님이 눈을 얻은 격.
해설 : 잘 기다려서 노력하면 그동안 막혔던 일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424(모개모) 비괘(比卦) 여수봉희(如愁逢喜) 점사 수심 속에서 기쁜 일을 얻은 격.
해설 : 여러 걱정거리를 주위 친지들과 협조해서 해결한다.

431(모걸도) 태괘(兌卦) 여마빙행(如馬氷行) 점사 말이 얼음 위를 걷는 격.
해설 : 자칫하면 미끄러질 판이니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

432(모걸개) 곤괘(困卦) 여농득총(如聾得聰) 점사 귀머거리가 잘 듣는 격.
해설 : 비온 뒤 땅이 단단해지듯 곤궁의 극단에서 노력하면 다시 희망이 생긴다.

433(모걸걸) 취괘(萃卦) 여의득희(如疑得喜) 점사 의심 속에서 기쁜 일을 얻은 격.
해설 : 이런저런 의심으로 각기 흩어져 있었으나, 때가 돌아오니 다 같이 단합해 기쁜 일을 이룬다.

434(모걸모) 함괘(咸卦) 여행대인(如行待人) 점사 찾아가서 사람을 기다리는 격.
해설 : 사람을 찾아가 기다리니 지성이면 감천이다.

441(모모도) 건괘(蹇卦) 여리박빙(如履薄氷) 점사 살얼음을 밟는 격.
해설 : 아주 곤궁한 처지이니 조심조심 행동해야 한다.

442(모모개) 겸괘(謙卦) 여어함구(如魚含鉤) 점사 물고기가 미끼를 문 격.
해설 : 함부로 자만하면 일을 그르치니, 매사 자신을 낮추고 조심해야 한다.

443(모모걸) 소과괘(小過卦) 여조출농(如鳥出籠) 점사 새가 새장을 벗어난 격.
해설 : 그동안 갇혔던 상황에서 이제 벗어나게 된다.

444(모모모) 귀매괘(歸妹卦) 여창득의(如瘡得醫) 점사 종기에 의원을 만난 격.
해설 : 묵은 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병이 든 근원을 잘 살펴야 한다.

안영배 기자 oj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