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남몰래 선행’ 뜻 기려… 주민들, 4일 ‘천사 축제’
전북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는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난다. 2002년부터 이 천사가 어려운 사람에게 전해 달라며 놓고 간 돈은 2억 원을 넘는다. 전주시는 이 성금을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10만∼30만 원씩 나눠 주거나 쌀과 기름 등 생필품으로 지원했다. 이 천사가 돈을 놓고 가는 주민센터 화단에는 기념비를 세우고 주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이름 지었다.
선행은 또 다른 선행을 낳고 있다. 전주시에는 이 천사의 아름다운 마음을 닮은 ‘얼굴 없는 선행’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쌀이나 돼지저금통을 남몰래 놓고 가거나 현금뭉치를 놓고 가면서 절대 신원을 밝히지 말라는 사람도 늘고 있다.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를 기리는 축제가 주민들의 손으로 마련된다.
이연숙 전주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주민이 직접 나서 천사의 나눔 정신을 확인하고 널리 전파한다는 데 의미가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