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야후로 옮겨올 때 메이어는 만삭의 임신부였다. 그가 출산 예정일이 임박했음을 밝혔음에도 야후 이사회는 개의치 않고 그를 영입했다. 배가 부르냐 안 부르냐를 떠나 오로지 능력만을 보겠다는 이사회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그는 향후 5년간 1억 달러(약 1130억 원)의 보수와 별도의 스톡옵션을 받는 ‘비싼 엄마’다. 그가 9월 30일 득남(得男)함으로써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워킹맘이 되었다.
▷최근 5년간 주가가 50%나 하락한 야후는 ‘CEO의 무덤’으로 불린다. 기대를 모았던 CEO 스콧 톰슨이 학력 위조 논란에 휘말려 4개월 만에 낙마한 것을 비롯해 최근 1년간 임시 CEO를 포함해 5명이 사임했다. 야후를 회생시켜야 하는 메이어의 책무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메이어가 유리천장(glass ceiling)을 뚫은 것이 아니라 유리절벽(glass cliff)에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야후가 직면한 현실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리절벽이란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나 위험이 큰 자리를 남성이 맡으려 하지 않다 보니 여성이 그 자리를 맡아 희생양이 되는 상황을 말한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