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재정착’ 보금자리 새 모델 만든다
괭이부리마을 보금자리 단지에 내년 8월 완공될 임대아파트 조감도.
그 첫 출발이 빈집이나 허물어지기 쉬운 집들이 몰려 있는 구역에 보금자리주택을 짓는 것이다. 국비와 시비 지원을 포함해 110억9000만 원이 투입되는 임대주택 98채 건설공사가 지난달 26일 시작됐다. 이어 주민 주도로 노후주택을 보수하거나 개선하는 현지개량작업이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 전국 최초 생활주택 보금자리
주민 상당수는 집에 화장실이 없어 공동화장실 4곳을 이용하고 있다.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따듯한 마음을 그린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무대이기도 하다.
이런 생활여건을 바꾸기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추진됐지만 사업성이 없어 무산됐다. 인천시와 동구는 2011년 전면철거 대신 주민 재정착이 가능한 도시주거 재생사업으로 전환했다. 행정안전부의 ‘희망마을만들기사업’, 국토해양부의 ‘도시활력증진사업’으로도 채택돼 국비 지원까지 이뤄졌다.
이에 따라 마을 전체 면적 2만246m² 중 3000여 m²에 4층 높이의 임대아파트 2동을 짓게 됐다. 빈집 등 67채가 8월에 철거됐고, 내년 8월이면 18∼38m² 규모의 임대아파트 98채가 완공된다. 이 중 70채는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위한 영구임대아파트이고 나머지는 장기 국민임대아파트다. 방, 주방, 화장실을 갖춘 아파트에 월세 2만∼5만 원을 내고 살 수 있게 된다.
○ 쉽지 않은 마을공동체 꾸미기
괭이부리마을 보금자리 단지에 내년 8월 완공될 임대아파트 조감도.
주민들이 그다지 반기지 않는 것도 문제다. 시와 구는 추가적인 국고 지원, 국민주택기금 저리융자, 성금 모금을 통해 주택개량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시민단체, 미술가 등으로부터 재능을 기부받아 담장벽화를 그리는 등 마을 모습도 바꿔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11명의 주민대표회의가 구성되긴 했지만 아직 사업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주민 A 씨(50)는 “마을 사람 상당수는 임대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길 원하고 있어 의견 모으기가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구는 조만간 서울의 대표적인 판자촌에서 살기 좋은 마을로 변모한 성북구 장수마을 등을 주민과 함께 답사하고 주거환경개선 교육 사업도 펼치기로 했다. 주민 스스로 삶터를 보전하면서 현지 실정에 맞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