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에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산하에 ‘한국뇌연구원’ 설립을 결정했다. 올해 7월 서유헌 서울대 의대 교수(64·사진)가 초대 원장에 선임됐고, 지난달 24일 대구 중구 포정동 청사에서 임시 본부 현판식을 열면서 선진국 따라잡기에 나섰다. 뇌 연구를 전담하는 첫 국책연구기관인 뇌연구원 건물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 의대 연구실에서 서 원장을 만났다.
사실 서 원장은 서울대 의대 재학 시절 의대생들이 가장 어려워한다는 신경해부학에서 최고 점수를 받을 정도로 뇌에 관심이 많았다. 1976년 국방과학연구소 군의관 시절에는 신경가스가 살포됐을 때의 대처법을 알아내기 위해 뇌의 반응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는 1980년 일본 쇼와대에서 잉어의 뇌로 도파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 물질을 관장하는 효소 연구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뇌 연구에 착수해 이후 치매 연구에 집중했다. 2002년에는 뇌 속의 ‘C단(端) 단백질’이란 독성 물질이 치매를 일으킨다는 내용의 학설을 총정리해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뇌과학자로 주목받았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