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문서 유출 혐의 재판… 바티칸 고위층 연루 부인
2일 로마 바티칸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경찰은 “가브리엘레 씨의 집에서 교황과 교황청에 대한 비밀문서 원본과 사본 1000여 건, 교황 앞으로 작성된 10만 유로(약 1억4400만 원)짜리 수표가 발견됐다”며 “작은 금덩어리들과 희귀한 고문서들도 함께 발견됐다”고 증언했다.
경찰에 따르면 발견된 문서들은 그가 이탈리아 언론에 유출한 문서보다 훨씬 많았고 베네딕토 16세의 서명이 들어간 서류에서부터 ‘파기 대상’이라는 도장이 찍힌 극비문서, 추기경과 정치인들 간의 사적인 편지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수십 년래 최악의 교황청 스캔들로 불리는 바티리크스 사건은 올 1월 이탈리아의 잔루이지 누치 기자가 교황 반대파의 교황 암살 음모설, 추기경들의 사업체 선정 부정행위, 바티칸 은행의 돈세탁 비리에 관련된 추문 등을 기사로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그는 5월 ‘교황 성하 베네딕토 16세의 비밀 서한’이라는 책에서 더 많은 바티칸의 비밀을 폭로했고 이후 교황의 개인 집사 가브리엘레 씨가 체포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교황청은 6일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온다고 밝혔다. 가브리엘레 씨가 최대 4년의 징역까지 가능한 유죄 판결을 받아도 교황이 사면할 것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재판이 열리는 법정은 TV 카메라는 물론이고 녹음기 반입도 불가능하고 교황청의 허락을 받은 기자 8명만이 취재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