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벽뚫고 금은방 털었지만 복면도 안쓴 얼굴 CCTV 찍혀 덜미
‘힘만 썼네….’
지난달 26일 새벽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한 금은방. 각각 절도 전과 17범씩인 오모 씨(56)와 또 다른 오모 씨(50)는 금은방을 털기 위해 노루발못뽑이로 가게 뒤편 벽을 뚫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무식하게’ 벽을 뚫고 들어가려 한 것은 문을 따고 들어갈 경우 사람들이나 사설 보안업체 직원에게 들킬 것을 우려했기 때문. 올해 4월 각각 출소한 뒤 다른 교도소 동기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유흥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함께 범행을 모의했다.
무려 6시간이나 20cm 두께의 벽과 씨름한 끝에 두 사람은 벽에 가로 세로 각각 50cm 크기의 구멍을 뚫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경고음이 울려 보안업체 직원이 두 번이나 출동했지만 이 직원은 멀쩡하게 잠겨 있는 출입문만 보고 오작동이라 생각해 번번이 돌아갔다. 보안업체 직원이 돌아간 뒤 두 사람은 뚫린 구멍으로 금은방에 침입해 목걸이와 반지 등 2억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