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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포인트]야구도 균형 발전

입력 | 2012-10-06 03:00:00


올 시즌 프로야구는 사상 첫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불과 6년 전인 2006년만 해도 300만 관중(304만254명)조차 간신히 넘겼는데 이제 10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다. 입장 수익도 처음으로 600억 원(5일 현재 629억4219만2136원)을 넘어섰다. 그야말로 고공행진이다. 여기엔 소위 ‘비인기 구단’으로 불리는 팀들의 대약진이 숨어 있다.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 이후 프로야구의 인기가 폭발한 2008년만 해도 ‘부익부빈익빈’이 극심했다. 야구팬의 관심은 온통 기존 인기구단인 롯데 LG 두산에 집중됐다. 신생 구단 히어로즈(현 넥센)는 서울을 연고로 했음에도 입장 수익이 롯데의 15.6%(11억2850만 원)에 불과했을 정도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이전과 달리 ‘인기 평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두 자릿수 관중 증가율을 기록한 건 넥센(36%) 한화(12%) SK(10%)뿐이다. 모두 비인기 구단이거나 지방 연고팀이다. 이미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LG(6%) 두산(5%)과 롯데(1%)의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넥센은 지난해 대비 관중이 15만7954명 늘어 8개 구단 중 가장 증가폭이 크다. 잠실구장(2만7000석)의 절반도 안 되는 목동구장(1만2500석)을 안방으로 쓰면서 거둔 성과다. 창단 최초로 8연승을 달리며 반짝 1위에 오르는 등 성적 상승이 가장 큰 요인이다. 같은 시기 똑같이 서울을 연고로 하면서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LG 두산은 6만여 명 늘어났다. SK는 지난해보다 관중이 9만9562명 늘어 인천 연고팀 최초로 단일 시즌 100만 관중을 돌파해 롯데 LG 두산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입장 수익 증가폭도 평준화 시대다. 올 시즌 입장 수익 상승률이 가장 높은 구단은 정규시즌 꼴찌 한화다. 한화의 입장 수익은 지난해보다 44%(13억1457만200원)나 증가했다. 올해 초 안방인 대전구장을 증축하면서 스카이박스, 테이블석 등 고급좌석을 대거 확충한 덕이다. 대구를 연고로 한 삼성 역시 정규시즌 우승에 힘입어 입장 수익이 33% 늘었다.

이처럼 일부 구단에 편중됐던 프로야구의 인기가 풀뿌리 내리듯 각지로 고르게 확산되는 건 ‘700만 관중’보다 값진 성과다. 균형 발전 없이는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는 불가능하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