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가 2일 콘서트에서 서울광장 공연 추진 의사를 밝히자 서울시는 다음 날인 3일 ‘유쾌한 서울시, 유쾌한 싸이의 요청에 응답하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서울시는 “‘국제가수 싸이’가 공개적으로 요청한 서울광장 콘서트 추진에 대해 적극 협조”하기 위해 원래 하이서울페스티벌에서 4, 5일 열릴 예정이던 스페인 공연단의 거리공연을 5일 하루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다시 이를 부랴부랴 5, 6일로 조정했다. “다양한 수상 경력과 예술적 우수함으로 세계적 명성을 가지고 있는 유럽의 대표 공연단체”(서울시 보도자료 설명)에 대한 이만저만한 결례가 아니다.
▷싸이 서울광장 콘서트는 무료 공연이었으나 이리저리 들어간 비용 4억 원은 서울시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4억 원을 들여 수천억 원의 홍보효과를 봤다”고 하는데, 칭찬은 선뜻 나오지 않는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외국에 서울시를 알리기 위해 여는 행사인가? 싸이는 이틀 전에도 공연을 했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이,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인 싸이의 콘서트를 시민에게 공짜로 보여 주는 행사여야 할까? 그보다는 다양한 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무대를, 시민에게 더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게 서울시가 해야 할 일 아닐까.
장강명 산업부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