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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검거한 안양 환전소 여직원 살해범, 유치장서 목매

입력 | 2012-10-08 09:27:00

현지서 한국인 관광객 강도·납치 등 13건 이상 연루




5년 전 국내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피한 피의자가 검거됐으나 현지 경찰 유치장에서 목을 매 숨졌다.

경찰청은 2007년 7월 경기 안양 비산동 환전소에서 여직원을 흉기로 살해하고 현금 1억 원을 빼앗아 도주한 혐의(살인 등)를 받고 있는 피의자 김모 씨(43)를 5일 필리핀에서 검거했으나 필리핀 경찰청 내 납치사건 수사단 건물 유치장에서 8일 오전 6시경(현지시간)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를 비롯한 일당 3명은 살인 사건 이후 필리핀으로 도주했으며 이중 공범 1명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상태다.

김 씨 일당은 필리핀 현지에서 여행 편의를 제공한다며 한국인 관광객을 유인해 납치·감금한 뒤 국내에 있는 가족을 협박해 송금 받는 등 13차례 이상 추가 범행을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9월 필리핀 여행 중 실종된 한국인 관광객 홍모 씨 부모에게 행방을 알려준다며 금품을 요구한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 씨는 현재도 실종 상태로 홍 씨 가족이 이들에게 몸값까지 건넨 점 등을 감안할 때 납치 후 살해했을 가능성이 의심된다.

경찰은 이들이 필리핀 현지에서 여행 중인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강도 등 범행을 저지른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은 유치장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유서로 판단할 만한 서류가 나온 점 등으로 미뤄볼 때 김 씨가 신병을 비관해 자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8월 6일 자로 A5용지 크기 10장으로 작성된 서류에 가족과 공범들에 대해 미안하고 고맙다는 내용 등을 적었으며, 자신이 갖고 다니던 가방 끈을 이용해 천장에 목을 맸다.

경찰청 관계자는 "손목을 칼로 긋는 등 자살 주저흔이 나온 점, 체포에 앞서 유서 같은 성격의 문서를 써서 소지하고 다닌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체포에 대비해 미리 신병을 정리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부검 후에 사인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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