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채 작가의 ‘이주민’이라는 제목의 입체회화입니다. 그는 일반 캔버스가 아닌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내장한 특수화면 위에 유화로 그린 풍경과 나무를 겹으로 쌓아 붙이는 독특한 입체회화를 추구합니다. 시공간적 깊이가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잔잔한 물 위로 반사되며 뽐내는 소나무들의 뿌리가 모두 뽑혀있는데 평온함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삶의 상흔들을 드러내는 것이라 하는군요. 손 작가의 입체회화는 2009년 중학교 미술책에 새로운 회화 기법으로 소개될 정도로 ‘특허’를 인정받았습니다. 시험 감독을 하다 학생들이 투명필름에 만든 커닝 페이퍼를 겹쳐 보다 새로운 이미지가 나오는 것을 보고 착안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요즘 ‘스타일’이란 말이 대유행이지요? 현재의 조건을 탓하지 말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남과 다른 자기만의 스타일이 나온다는 것! 손 작가의 작품을 통해 공감해봅니다.
하영규 남진미술관 명예관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