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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OUT]700만 관중시대 10구단 운명은

입력 | 2012-10-09 03:00:00


황태훈 스포츠레저부 차장

“7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는 게 행복하지만 어깨도 무겁다.”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 총재는 “이제부터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내년에 올해보다 더 많은 관중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였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단일 시즌 관중 최다인 715만6157명을 기록했다. 총 532경기에서 평균 1만3000명이 넘는 관중이 야구를 즐긴 셈이다. 그럼에도 구 총재가 내년을 걱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내년 시즌에는 제9구단 NC가 1군에 올라온다. 9구단 체제는 오히려 관중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프로야구는 2팀이 한 경기를 치른다. 8팀이 경기를 하면 나머지 한 팀은 놀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년에는 올해(532경기)보다 44경기 늘어난 576경기가 열린다. 그러나 팀당 경기는 올해 133경기보다 5경기 줄어든 128경기다. 투타에서 각종 기록이 나오기 어렵게 됐다.

10구단의 탄생 여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KBO는 6월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을 표결에 부치려 했지만 무산됐다. 롯데와 삼성 등 일부 구단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이동통신사 KT가 최근 프로야구단 창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의 고위 관계자는 “기존 구단에서 받아준다면 10구단 창단을 본격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구 총재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9개 구단 사장단이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11월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을 공론화하고 내년 초 해당 구단과 연고지를 확정할 방침이다. 현실이 녹록하지는 않다. 일부 구단은 여전히 ‘10구단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0구단 연고지 후보로 수원과 전북이 물밑경쟁을 하면서 지역 경쟁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국내 프로야구는 1995년 500만 관중(540만6374명)을 돌파했지만 2004년 233만1978명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내년 시즌 프로야구는 올해를 능가하는 상승곡선을 그릴까, 아니면 내리막길을 걸을까. 이는 KBO와 9개 구단의 결정에 달렸다.

황태훈 스포츠레저부 차장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