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원·351쪽·2만 원·센추리원
사람의 일생이 임신 열 달, 출산 후 1시간, 생후 3년에 걸쳐 다 완성된다면? 산부인과 의사로 강북삼성병원 웰빙케어링센터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임신이란 게 단순히 아기를 몸 안에 두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이 먹는 음식이 태아에게 어떻게 전해지는지 무신경한 산모, 부모 될 마음가짐이 아직 되지 않은 아버지…. 이들이 한 인간의 ‘휴먼 프로그래밍’을 망치고 있다는 것.
저자는 태교에서부터 생후 3년까지의 기간에 인간의 모든 것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임신을 준비할 때부터 아빠 엄마의 몸과 정신이 건강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간은 만 3세가 되면 뇌의 무게가 약 1200g이 된다. 성인 뇌의 90%까지 성장하는 것. 부모가 이 시기를 잘 키워야 제대로 된 사회구성원을 기를 수 있다.
저자는 우리의 분만환경에도 일침을 가한다. 아기가 나오자마자 탯줄을 잘라내고 재빨리 신생아실로 데려갈 게 아니라 태아가 엄마와 눈을 맞추고 온 가족이 환영해주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분만촉진제나 산모의 통증을 줄여주는 무통주사도 쓰지 말고, 제왕절개도 되도록 피한 채 자연스럽게 분만하라’는 저자의 말에 상당수 여성은 반발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부모는 거저 되는 것이 아님을 절실히 느낀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