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SNS 통해 확산
▲동영상=구미 불산 가스 누출 사고 CCTV 영상‘불산에 스치기만 해도 사망한다’ ‘불산 한 방울이 떨어져도 뼈가 녹는다’ ‘불산가스를 마시면 서서히 말라 죽는다’ ‘피해지역을 다녀온 사람과 접촉하면 안 된다’….
경북 구미시 불산(弗酸·불화수소산)가스 누출사고 이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불산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고 발생 12일이 지났는데도 피해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일반인의 불안감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는 불산이 비교적 생소한 화학물질인 데다 관련 기관들이 초기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불산을 둘러싼 갖가지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일부는 맞는 것도 있지만 일부는 사실과 동떨어진 내용이 많아 불안감을 지나치게 부추기고 있다.
물론 저농도의 불산가스에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경우라도 10년 이상 장기간 노출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뼈와 관련한 조직에 피해가 생겨 장기적으로 운동 장해가 예상된다. 간과 신장 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 노출은 매우 위험하다. 매우 짧은 시간 노출돼도 농도와 양에 따라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불산이 눈과 피부에 묻으면 화상을 입는다. ‘스치기만 해도 사망한다’는 괴담은 과장된 내용이지만 고농도의 경우 ‘스치기만 해도 뼈와 살이 괴사할’ 가능성은 있다. 임현술 동국대 의대 학장은 “고농도 불산이 손가락에 묻을 경우 손톱이 빠지고 살과 뼈가 괴사할 수도 있다”며 “그만큼 불산 자체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 때 현장 근로자들은 순간적으로 고농도 불산에 노출되면서 화를 피하지 못했다. 저농도일 경우에는 통증과 발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불산은 19.5도 이상에서 기체로 바뀐다. 불산가스가 되는 것. 여기에 노출되면 눈과 호흡기 같은 점막에 통증이 생기고 심하면 기도 출혈과 폐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전해질 이상이나 심장 기능 장해도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급성 노출에 따른 반응은 대부분 1, 2일 이내에 나타난다.
우극현 순천향대 의대 교수는 “근로자 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볼 때 불산이 맹독성 물질인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현재 주민들의 상태로 볼 때 불산에 의한 직접 현상은 거의 다 나타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산이라는 물질의 특성상 만성적인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피해 주민들의 정신적인 부분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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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