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거래비중 수직상승… 美 달러화 “$O$”
중국처럼 자국 통화를 국제화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거세지는 분위기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국제금융위기가 터지고, 국제통화로서 미국 달러의 지위에 대한 의문이 잇따라 제기된 게 이런 움직임을 촉발시켰다.
백승관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국제 실물 및 금융거래에서 달러화가 다른 통화로 점차 대체될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위안화 표시 국제 채권 발행, 홍콩을 중심으로 한 역외시장 형성, 본토 기업의 위안화 해외직접투자 허용 등은 모두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성과는 뚜렷하다. 중국 대외교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2010년 1분기(1∼3월) 0.4% 수준에서 지난해 말 9% 내외로 급증했다. 국제은행 간 자금결제통신망기구(SWIFT)에 따르면 세계 결제통화 중 위안화의 순위는 2010년 35위에서 올해 2월에는 17위로 수직상승했다.
김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경제가 급부상하고 있어 향후 미 달러화를 대체할 주요 국제통화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자국 화폐 세계화에 뛰어든 나라들
일본은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역내 금융협력 차원에서 엔화의 국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에 따른 신뢰도 저하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아시아 지역의 미국 의존적 무역 구조도 엔화의 국제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 규모가 작아서 단독으로 자국 통화의 국제화를 이루기 힘든 나라들은 주변 국가들과 힘을 합치고 있다.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은 2010년부터 공동통화인 ‘수크레’를 무역결제에 활용하고 있다. 걸프협력이사회(GCC) 소속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 4개국은 2009년 12월 열린 연례정상회의에서 단일통화를 만들기 위한 통화협정에 서명했다. 최종 목표는 ‘걸프중앙은행’을 설립해 유로 같은 지역 단일 통화를 만드는 것이다.
○ “대표 강대국이 대표 통화 발행”
세계 각국이 자국 통화의 국제화에 나서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득이 많기 때문이다. 국제시장에서 자국 화폐가 통용되면 환율 리스크가 줄어들고 경제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배리 아이켄그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B) 교수(경제학)는 자신의 저서 ‘달러제국의 몰락’에서 “역사적으로 대표적 국제통화는 대표적 강대국이 발행해 왔다”며 “제2차 세계대전 후 달러가 세계를 지배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라는 요새가 누구의 위협도 받지 않을 만큼 견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