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年평균 1080∼1090원 세계 경제성장률도 비관적”… 외부기관보다 전망치 낮아경제硏 소장 “저성장 대비 경영 바꿔야” 사장단에 주문
삼성그룹은 10일 경영계획 수립의 기준이 되는 환율(원-달러, 원-유로), 국내 및 세계 경제성장률, 유가 등 거시경제 전망을 확정하고 계열사별로 본격적인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 2%대”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 주요 계열사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원-달러 환율은 연 평균 1080∼1090원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망한 1106원에 비하면 16∼26원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연매출을 200조 원, 이 중 80%가량인 수출을 모두 달러로 결제한다고 가정하면 원-달러 환율이 26원 하락(원화가치 상승)할 때 이 회사의 매출은 약 4조 원이 감소한다. 여기에 환율 하락에 따라 해외시장에서 삼성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과 이익률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삼성은 원-유로 환율 역시 외부 전망치보다 보수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률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룹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예측한 3.3∼3.6%보다 더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유로존 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와 세계 교역과 생산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한국 경제 역시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저(低)성장 대응해 패러다임 바꿔야
삼성그룹 측은 경영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계열사별로 판단하는 것”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미래 선도사업에 대한 투자를 갑자기 줄이진 않겠지만 빚을 내 무리하게 투자하거나 기존의 생산시설을 크게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전반적으로 경기 악화를 전망하지만 중국시장에 대해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룹 측은 “중국 정부가 소비 주도 성장을 위한 개혁을 계속하면서 소비가 늘어나고 이에 힘입어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7%대 후반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내년 중국 매출을 국내보다 더 크게 늘릴 계획을 세우는 등 중국 사업계획 수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본보 9월 19일자 B1면 삼성전자 “내년 한국보다 中매출 더 올릴 것”
한편 삼성그룹의 각 계열사는 이날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시한 경제전망을 참고해 12월 중순까지 사업계획 수립을 마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1일 수원에서 DMC(완제품)부문의 주요 임원들이 모여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박차를 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