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롬니, 공영방송 PBS 지원 논쟁… 여론 엇갈려
롬니 후보는 3일 1차 TV토론에서 재정적자 문제를 거론하며 “PBS도 좋아하고 ‘빅 버드’도 좋아하지만 중국에서 빌린 돈으로 PBS를 지원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빅 버드는 PBS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측은 9일 빅 버드를 등장시켜 “롬니는 금융위기 주범인 월스트리트는 봐주고 세서미 스트리트는 죽이려 한다”는 TV광고를 선보였다. 그러자 세서미 스트리트 제작사 측은 “빅 버드를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며 “빅 버드 광고를 중단하라”고 오바마 진영에 요청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도 “오바마가 경제로는 안 되니 빅 버드까지 이용하고 있다”며 가세했다.
오바마 캠프와 진보진영에서는 “정부 예산에서 PBS 지원금의 비중은 0.012%에 불과하다. PBS 때문에 재정적자가 쌓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또 “토론 당시 오바마의 교육 지원을 높게 평가했던 롬니가 교육 프로그램에 강점을 지닌 PBS 지원을 중단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는 주장도 나온다. PBS는 ‘세서미 스트리트’는 비롯해 ‘노바(NOVA)’ ‘프런트라인’ 등 양질의 교육·시사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보수진영에선 “1969년 PBS 설립 당시와는 달리 지금은 케이블과 위성 등 다양한 채널이 존재하는데 정부가 PBS에만 지원금을 대주는 것은 불공평하다”거나 “프로그램 대부분이 좌편향인 PBS에 국민의 세금이 배정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9일 워싱턴타임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5%는 PBS 지원 중단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고 33%는 지원 중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