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 임금 왕 佐: 도울 좌 之: 어조사 지 才: 재주 재
동탁이 천하를 풍미할 때 그는 동탁의 포학성과 무능함을 예견하고 조조를 따라 창업에 헌신해 천하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면서 조조의 도겸(陶謙) 정벌에도 동행했다. 곽가와 정욱이라는 모사를 조조에게 천거하는 안목을 두루 선보였다. 소신과 명복을 갖춘 그는 20여 년 동안 조조의 심복이었다. 더구나 조조의 절대적 열세라고 분석된 관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원소의 10분의 1 정도였던, 1만 명도 안 되는 인력으로 대항한 것이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식량도 떨어지는 위기상황에서 철군하려는 조조에게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면 반드시 짓밟히게 되니 지금이야말로 천하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시기입니다. 더구나 원소는 평범한 일개 우두머리에 불과하므로 인재를 모아도 쓸 줄은 모릅니다”(순욱전)라고 하면서 설득했다. 순욱은 조조의 인사정책의 우위성인 공정함, 결단력, 임기응변, 신상필벌, 인재예우 등이야말로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결국 조조는 대승해 천하 경영의 초석을 닦는다.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