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의 내변산국립공원에 월명암이라는 유명한 암자가 있습니다. 피고인에게 그곳에 있는 글귀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며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이 말을 새겨 다들 지혜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기 바랍니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대부분의 피고인들은 “형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최후진술에서도 “감옥에 가더라도 타블로에 대해 개인적으로 믿을 수는 없다”며 끝까지 반성하지 않아 실형을 선고받은 회원 3명도 뒤늦게 반성문을 제출하며 뉘우치는 기색을 보였지만 소용없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가 불순하고 범행 방법도 천박하다”고 꾸짖었다. 이어 “이 사건 같은 우매한 짓이 재발되지 않도록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타블로는 또 법원 양형조사관의 전화를 받고 “아직도 타진요에 대해 용서가 안 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해보지만 변화가 없다. 가족들의 상처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다른 가족들에게 따로 연락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저 어서 사건을 잊고 싶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판부는 1심서 실형을 받은 3명 중 박 씨에 대해서는 “특이체질인 데다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돼 수감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고 불우한 성장 과정이 비뚤어진 심리상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10개월의 1심 형량을 2년간 집행유예하고 석방했다. 그 대신 이례적으로 “책 2권을 읽은 후 독후감을 제출하고 악성 댓글을 추방하기 위한 활동을 하라”는 특별 준수사항을 부과했다. 재판부가 추천한 책은 김사라 씨가 쓴 ‘제3의 이브’와 디 월리스가 쓴 ‘인생극장 연기수업’이다. 박 부장판사는 ‘인생극장 연기수업’의 ‘그릇된 신념과 인성이 우리의 에너지를 병들게 하고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을 원치 않는 길로 이끈다’는 구절로 재판을 마무리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