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손시헌은 시즌 막판 오른손 검지가 골절돼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뛸 수 없었다. 하지만 2연패를 당한 팀을 격려하기 위해 10일 선수단과 함께 부산으로 왔다. 11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사직구장에서도 유니폼을 입고 위기에 빠진 팀을 응원했다.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만난 손시헌은 “선수들이 대체로 젊다 보니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붕 떠 있는 듯하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2010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를 떠올렸다. 그때도 두산은 롯데에 2연패를 당했다. 당시 주장이었던 손시헌은 2연패 후 선수들을 불러놓고 “1승도 못 하면 부끄럽지 않느냐. 떨어지더라도 1승만 하자”고 질책했다. 그 후 마음을 추스른 두산은 기적같이 3연승을 거뒀다.
2년 후 두산은 같은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고참인 손시헌은 팀 동료들을 따로 불러 모으지 않았다. 그저 “한 경기에 1억 원씩 걸려 있다. 5차전까지 가야 너희에게 돌아오는 게 많아진다”고만 했다. 침체돼 있는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농담이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은 14경기가 치러져 78억5890만3000원의 입장 수입이 났다. 경기당 5억6135만214원 꼴이다. 게다가 이번 포스트시즌은 준플레이오프 1∼3차전이 전석 매진일 만큼 인기가 좋아 지난해보다 입장 수입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두산 선수들에겐 반드시 5차전까지 가야 할 동기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부산=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