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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충북 배티성지 ‘순례코스化’ 착착

입력 | 2012-10-15 03:00:00

‘첫 신학생’ 최양업신부 기념관 준공 이어 순교박해박물관 최근 착공




가톨릭 순교지인 배티성지(충북도 기념물 제150호)를 2016년까지 세계적인 성지(聖地) 순례지로 만드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 배티성지에서 열린 순교박해박물관 기공식에서 천주교 청주교구 장봉훈 가브리엘 주교(가운데)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진천군 제공

충북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에 있는 국내 대표 가톨릭 박해 순교지인 배티성지(충북도 기념물 제150호). 천주교 신자들에 대한 박해가 심하던 1830년대에 교인들이 피신하면서 교우촌(교인들의 비밀신앙공동체)이 형성된 이곳을 세계적인 성지(聖地) 순례지로 만드는 사업이 추진 중이다.

14일 충북도와 진천군 등에 따르면 배티성지를 순례 성지로 만들기 위해 천주교 유지재단과 함께 2016년까지 100억 원을 들여 배티성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념 시설 등을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한 순교박해박물관 건립 공사가 10일 착공했다. 총건축면적 1800m²(약 545평)에 지상 2층 규모로 내년 8월까지 지어질 이 박물관에는 우리나라 가톨릭의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세례명 토마스·1821∼1861)의 친필 등 조선시대 가톨릭 관련 자료를 갖춘 주제별 전시관과 박해 순교 체험장 등으로 꾸며진다. 또 주변에는 야외 미사와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주제 공원이 들어서고, 교우촌을 연결했던 산길은 순례길로 만들어진다. 이 순례길은 진천의 걷기 길인 ‘생거진천 둘레길’과 연결하고 인근 사찰과도 이어 종교화합을 상징하는 코스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성지 순례지 조성 첫 사업으로 추진한 최양업 신부 기념관(980m²·약 297평)이 4월 준공됐다. 우리나라 천주교회 첫 신학생이자 두 번째 사제인 최 신부를 기리는 이 기념관은 성당 건축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순례객 문화 행사장, 피정시설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창문에는 최 신부의 일대기가 스테인드글라스로 그려져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2016년까지 배티성지를 연간 30만여 명의 순례객과 관광객이 찾는 우리나라의 대표 성지 순례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배티성지 ::

신유박해(1801년), 병인박해(1866년) 등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때 교인들이 피신해 숨어 살던 곳이다. 마을 어귀에 배나무가 많아 ‘배티’로 불린다. 1803년경부터 교우촌이 형성됐으며 우리나라 최초 신학교인 ‘조선교구신학교’가 세워졌다. 28기의 무명 순교자의 묘지도 흩어져 있다. 1978년 순교자묘가 단장됐고, 1997년에는 최 신부 기념 성당이 지어졌다. 2010년 3월 충북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