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사격훈련 부정 7건 적발… 표적지 뚫어 점수 올리기도
“이 나이에 승진할 것도 아니고 눈도 침침한데 대신 쏴 줘.”
동해해양경찰서 삼척파출소 A 경위와 강릉파출소 B 경위는 지난해 정례 사격훈련을 받다 말고 나가 버렸다. 자신들의 사격 표적은 가까이 지내던 후배 C 경사에게 떠넘겼다. C 경사는 “대리 사격은 부정행위”라며 거절했지만 두 사람이 막무가내로 사격장을 떠나자 결국 총을 들어야 했다.
사격 훈련이 의무화돼 있는 해양경찰들이 동료에게 대리 사격을 맡기는 일이 발생했다. 14일 해양경찰청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해경에서 모두 7건의 사격 훈련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이 의원은 “대리 사격을 시키고 점수를 조작하는 것은 경찰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행위”라며 “이런 부정 사격에 대한 징계가 ‘경고’에 그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