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회 온라인 참가한 한국 15세 게이머 ‘자정 기권’
“아, 맞다. 셧다운 당하는데…. 헐.”
13일 밤 12시가 다가오는 때였다. 이승현 선수는 게임 속 대화 창에 이 한마디를 남기고 접속을 중단한 채 신데렐라처럼 게임 화면을 떠났다. 프로게임단 스타테일 소속 프로게이머인 이 선수는 중학교 3학년 학생으로 15세다. 한국에서 16세 미만 청소년은 자정이 지나면 게임을 할 수 없다. ‘셧다운제’ 때문이다.
이 선수는 이날 프랑스에서 열린 프로게임 대회 ‘아이언스퀴드’에 참가하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진행되는 게임의 특성상 직접 프랑스에 갈 필요는 없었다. 문제는 시차였다.
접속을 끊은 이 선수는 곧바로 부모의 이름으로 사전 등록한 다른 아이디로 게임에 재접속했지만 7전 4승제 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3세트를 내리 내주며 결국 4 대 1로 패했다. 그는 13세에 데뷔해 2년째 프로게이머로 활동해 왔다. 주수입원은 게임대회의 상금으로, 이번 아이언스퀴드 대회의 우승 상금은 2만 달러(약 2220만 원)가 넘는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이 지나치게 게임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여성가족부가 시행하는 규제다. 논란이 있었지만 청소년보호법 개정을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됐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