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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알았다더니… 정승조 합참의장 ‘노크 귀순’ 다음날인 3일 보고받아

입력 | 2012-10-16 03:00:00

또 거짓말 들통… 鄭합참 경질 검토
金국방도 같은날 보고받아… 靑 “장관 교체는 대안 부재”
장성 5명-영관급 9명 문책… 軍 “장성급 문책 역대 최대”




김관진 국방 대국민사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15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과 관련한 군 기강 해이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북한군 병사의 귀순 사건 다음 날인 3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정승조 합참의장이 ‘노크 귀순’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정 의장은 북한 병사가 폐쇄회로(CC)TV로 발견됐다는 내용만 보고받았고 10일에야 북한 병사의 ‘노크 귀순’을 파악했다고 밝혀 왔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정 의장 경질을 검토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15일 김 장관이 군의 경계태세 해이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관련자에 대한 문책 방침을 밝힌 직후에 군 수뇌부가 이런 보고를 받았던 사실을 시인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 의장이 노크 귀순을 보고받은 시점이 언제냐’는 질문에 “3일 처음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최종일 합참 정보본부장은 3일 22사단 기무부대가 작성한 귀순자 1차 진술서에 ‘소초(GOP) 생활관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정 의장에게 보고했다. 최 본부장은 이날 김 장관에게도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김 대변인은 “(정 의장으로서는) 귀순자 진술이 나중에 바뀔 수 있고 확인 과정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정식) 계통으로 올라온 보고를 더 신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11일 국감에서도 “3∼8일 사이에 합참 간부들이 (노크 귀순에 대한) 별도 보고를 받았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청와대는 여론 파악 등 정 의장 경질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한 관계자는 “이미 사건 초기에 정리했어야 할 문제 아니겠느냐”며 정 의장 경질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대장 인사를 며칠 전에 단행한 상황에서 현실적인 여건상 ‘엄중 경고’ 정도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에 대해서는 이들은 “대통령 임기 말에 그만한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대국민 사과를 통해 “경계작전 실패와 상황보고 체계상 부실, 그리고 적시에 정확하게 알리지 못해 혼선을 빚게 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경계태세 소홀과 상황보고 혼란 책임을 물어 신현돈 합참 작전본부장 등 장성급 5명과 영관급 9명을 문책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단일 사건에 대한 장성급 문책 규모로는 역대 최대”라고 밝혔다.

특히 최초 보고 과정에서 허위보고 혐의가 있는 GOP 관할 대대장(중령)과 합참 지휘통제실 담당관 2명(소령)은 수사 의뢰해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했다. 지휘선상에 있던 22사단장과 연대장, 대대장은 이날로 보직해임 조치했으며 1군사령관과 8군단장은 장관 명의로 ‘엄중 경고’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위관급 이하는 징계 대상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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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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