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운 이열모 팔순기념 회고전
한국의 현대 산수화를 개척한 원로 한국화가 이열모 씨의 ‘정송노시산방’.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제공
월전미술관(관장 장학구)은 11월 4일까지 이 씨의 팔순기념 회고전 ‘자연에 취한 한 세상’전을 마련했다. 월전 장우성 화백(1912∼2005)과 사제관계인 그는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경희대,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했다. 장준구 학예연구실장은 “그는 현장에 나가 붓과 화선지로 작품을 완성하는 방식을 처음 시도하는 등 한국 실경산수화의 역사와 전개에 있어 전환점을 마련한 작가”라고 말했다.
이 씨의 산수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감성이 짙게 배어있다. 초기부터 현재까지 작업을 망라한 전시장에선 고전적 산수와 서구의 풍경화를 융합한 듯 그가 개척해온 현대 산수화의 독자적 성취를 엿볼 수 있다. 일찍부터 그는 그림의 대상을 관광엽서처럼 도식화된 명산대천이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 어디서나 마주칠 법한 산과 들녘, 시골의 평범하고 소박한 자연을 택했다. 또한 산사와 산촌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연이 주는 감동에 순응하는 심정으로 재해석한 점에서 깊고 풍부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이천=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