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얼마나 작은지 알기 위해선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봐야 합니다.” 그제 오스트리아의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43)는 이 말을 남긴 뒤 고도 39km 성층권에서 지구를 향해 훌쩍 뛰어내렸다. 보호복과 헬멧만 착용한 채 4분 20초 동안 자유 낙하를 한 그는 ‘맨몸으로 음속을 돌파한 최초의 인간’이 됐다. 그를 하늘 높이 데려간 기압 캡슐에서 뛰어내린 지 49초 만에 그는 마하 1.24, 시속 1342km의 스피드에 도달했다. 1960년 미 공군 조종사 조 키팅어가 31.2km 고도에서 최고 시속 982km로 자유 낙하한 기록을 52년 만에 깨뜨렸다.
▷그는 낙하 도중 위험한 고비를 만났다. 순간적으로 그는 낙하산을 펼쳐 살아남을지, 아니면 음속을 넘어설지 결정해야 했다. 몇 초 동안 ‘안정’과 ‘도전’ 사이에 갈등한 끝에 결국 후자를 선택해 위대한 기록을 세웠다. 유튜브 생중계 사상 가장 많은 800만 명이 그의 도전을 지켜봤다. 조국 오스트리아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5년여 준비에 6500만 달러가 투입된 이번 프로젝트에 회의적이던 사람들조차 “우리에겐 펠릭스 같은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초음속 사나이가 하늘로 올라갔다면 가장 깊은 바다에 족적을 남긴 사나이가 있다. 영화 ‘아바타’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58)이다. 7년여 준비 끝에 올해 3월 26일 특수 제작된 1인용 잠수정을 타고 2시간 36분 만에 태평양 괌 근해 마리아나 해구 밑바닥에 도착했다. 이곳은 1만898m 깊이의 지구상 가장 낮은 해역으로 캐머런 감독은 사진을 찍고 해양생물학 연구를 위한 샘플을 수집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중1∼고2 학생 59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초등학교 교사, 의사, 공무원 순으로 나타났다. 2001년 조사에선 4, 6위로 꼽힌 사업가와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안정된 삶을 선호하는 한국의 10대에게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이들이 어떻게 비칠지 궁금하다. ‘그 꿈, 이룰 수 없어도/싸움, 이길 수 없어도/슬픔, 견딜 수 없다 해도/길은 험하고 험해도/정의를 위해 싸우리라/사랑을 믿고 따르리라/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힘껏 팔을 뻗으리라’(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중 ‘이룰 수 없는 꿈’에서)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