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로 아버지 박원호 씨는 아들과 화해했다. 박 씨는 상장회사 ㈜디아이의 대표이사 회장이자 오너다. 아들에게 사업을 물려주고 싶어 가수 데뷔를 말렸지만 아들은 “아버지가 작곡을 해봤냐. 잘 모르는 일을 예단하지 말라”며 대들었다. 말썽쟁이 아들의 ‘아버지에 엇나가기’가 싸이를 이끈 추동력이 아닌가 싶다. 그가 착실한 ‘엄친아’로 커 사업가가 됐다면 우리는 가수 싸이를 잃었을 것이다.
▷메모리칩 검사 장비를 만드는 디아이는 싸이의 가수 활동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싸이와 함께 주가가 출렁인다. 디아이는 2011년 전체와 2012년 상반기에 각각 31억 원, 3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1300원 수준이었던 디아이의 주가는 3월 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의 대선 출마설이 나돌면서 2000원대로 뛰었다. ‘정 전 위원장이 박 씨의 경기고 선배로 싸이의 결혼식 주례였다’는 황당한 이유 때문이었다. ‘강남스타일’과 함께 주가는 9월부터 다시 급등을 거듭해 15일 1만3100원이 됐다. 3월 대비 10배였다. 이런 ‘테마주’는 반드시 추락한다. 디아이도 16, 17일 하한가였다.
허승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