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한 적이 없는데도 우리나라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다섯 종류에 그런 것처럼 허위 사실이 실려 있다. 찌아찌아족이 부족 언어를 표기할 문자가 없어 한글을 배우고 활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식 문자로까지 채택하지는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지방어 중 고유 문자가 있는 자바어 등을 제외하고는 로마자 이외의 언어 표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언론이 한글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과장해 보도한 것을 확인 절차 없이 실었다가 오류를 범했다.
▷한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는 안철수 대선후보가 “군대에 입대해 내무반에 들어가고 나서야 가족들에게 연락하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는 내용의 만화가 들어 있다. 안 후보는 2009년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대일 새벽까지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몰두하다 가족들에게 얘기도 못하고 군대에 간 것처럼 오해를 살 만한 말을 했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가 한 인터뷰에서 “(안 후보를 군대 가는) 기차에 태워 보내고 혼자 돌아오는데 무지 섭섭했다”고 말해 그 내용을 부인했다. 이 교과서로 배운 유권자들은 잘못된 인식으로 안 후보에 대해 호감을 가질 수 있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