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1회 만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KBS 2TV ‘개그콘서트-거지의 품격’ 3인방 김영희·허경환·김지민(왼쪽부터), 이들 때문에 여기저기서 ‘500원 타령’을 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개그콘서트-거지의 품격’ 김영희·허경환·김지민
개그 구상 중 ‘신사의 품격’에 꽂혀
꽃거지 반전 허세…관객들 빵 터져
우리 끼 보여주기엔 5분 무대 짧아
“궁금해요? 궁금하면 500원!”
집, 학교, 직장 할 것 없이 여기저기서 500원 타령이다. 최근에는 ‘카드로 하면 수수료 붙어서 700원’, ‘힌트로 절반만 알려줄 테니 250원’ 등 다양한 응용 버전들도 탄생했다.
‘개그콘서트’에서 자칭, 타칭 비주얼 담당인 허경환은 허세 가득한 ‘꽃거지’로 변신했고 ‘두 분 토론’ 이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영희는 화려한 액세서리로 치장한 여자 거지로 등장한다. 김지민은 도도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미녀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몇 달 전 새로운 코너를 선보였다가 보기 좋게 ‘킬’을 당하는 비운을 겪은 세 사람은 ‘거지의 품격’으로 다시 뭉쳤다. 코너 제목은 김영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새 개그를 구상중일 때 한창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꽂혀 있었다. 그 제목을 응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선배들이 코너의 콘셉트를 접목시켜 ‘거지의 품격’으로 정했다.”(김영희)
‘아니 아니 아니 되오’ ‘바로 이 맛 아닙니까’ ‘있는데’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유행어의 귀재로 평가 받는 허경환의 센스는 이번에도 통했다. 유행어가 워낙 많다보니 동료들은 농담 삼아 그를 “광고를 위해 유행어를 만드는 상업 개그맨”이라고 부러움 섞인 질투를 할 정도.
KBS 공채 개그맨 22기인 허경환보다 한 기수 선배인 김지민은 나이 많은 후배와 호흡하며 겪는 ‘불편한 진실’도 털어놨다.
“가끔 허경환 오빠에게 연기 지적을 받는다. 심지어 혼이 날 때도 있다. 하지만 경환 오빠가 콩트 연기에서는 센스가 있다. 조언대로 연기를 수정하면 괜찮아지더라. 그래도 내가 선배는 선배인데….”(김지민)
옆에 있던 김영희도 김지민의 하소연에 동참했다.
김영희는 “최근 허경환 선배가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며 “분장할 때 얼굴에 먹칠을 막 해야 하는데 요즘에는 살살 한다. 자신이 꽃거지이기 때문에 잘생겨 보이게 분장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변명도 늘어놨다”고 폭로했다.
만나면 늘 티격태격하는 삼남매 같지만 아이디어 회의 분위기만큼은 시트콤 한 편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재미있다. 허경환은 “가끔 우리 코너가 시트콤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개그 본능을 보여드리기엔 5분짜리 무대는 너무 짧다”며 팀워크를 자랑했다.
“우리 분위기가 좋으니까 연습실에서 ‘거지들 좀 조용히 하라’는 핀잔들이 쏟아진다. 나는 거지가 아니라 나름 미녀 콘셉트인데 싸잡아서 거지 취급을 받고 있다. 호호호.”(김지민)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