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장녀 수진 씨(22)가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직을 사퇴하면서 남긴 글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유 씨는 서울대 사회대 학생회 홈페이지에 '사회대 학생회장 사퇴 의사를 밝히고 권한 대행 선출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유 씨는 이 글에서 자신이 사회대 학생회칙이 규정한 '성폭력 2차 가해'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지만 이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할 의사가 없어 학생회장으로서 직무에 맞는 책임을 다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씨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여학생 A씨는 '대화할 때 담배를 피우며 남성성을 과시해 여성인 나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발언권을 침해했다'며 남학생 B씨를 성폭력 가해자로 사회대 학생회에 신고했다.
학생회장이던 유 씨는 남학생 B씨의 행위가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 신고를 반려했다. 하지만 이후 유 씨와 갈등을 빚던 A씨와 주변인은 유 씨를 "성폭력 2차 가해자"라고 비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유 씨는 심각한 우울증과 거식·폭식증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로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유 씨는 "사건 신고를 반려한 것, A 씨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한 것 등을 후회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 잘못이 성폭력으로 낙인찍히거나 이를 이유로 피신고인에게 무한정한 폭력을 휘두를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논리로라면 '가해자를 죽이고 싶다'는 피해자에게는 가해자를 죽일 권리를 줘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피해를 근거로 무한정한 폭력을 정당화하고 비판이나 제지를 막는 것은 학생 운동 윤리를 함무라비 법전 수준 이하로 퇴보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씨의 글과 사퇴로 서울대 학생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건의 해석과 판단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