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盧 NLL발언’ 공방 속 서해 연평도 전격 방문
北포격 피해현장 찾은 MB 18일 연평도를 전격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 파괴된 건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파괴 현장은 보존돼 안보교육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평도=청와대사진기자단
특히 대선을 불과 2개월 앞두고 북한의 선거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노크 귀순’ 사건으로 인한 안보 불안으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연평도 포격 도발 현장을 방문하려 했으나 기상 상황이 여의치 않아 경기 화성의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방문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 대통령은 하금열 대통령실장, 김관진 국방부 장관, 천영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과 함께 청와대에서 전용헬기 편으로 1시간가량 날아가 연평도에 도착했다. 관측초소(OP)를 먼저 찾은 이 대통령은 쌍안경으로 북쪽을 관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포가 다 집적돼 있다. 연평도를 포위하고 있다”며 “이 다음에 정말 포격을 해오면 백배 천배 보복을 한다고 한 장교가 말했는데 그런 정신을 갖고 있으면 북한이 도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헬기로 공수해 온 통닭 1000마리를 장병들에게 나눠준 뒤 돼지불고기 등으로 오찬을 함께하면서 “연평도에 벌써부터 오고 싶었지만 국방부 장관이 ‘함부로 가는 곳이 아니다’고 해서 미리 말을 안 하고 하루 전날 급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개발할 돈으로 식량을 사면 전 국민이 먹을 수 있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어떻게 한다고 나오는 것은 위장전술이고 그럴 때일수록 경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연평도 어민들의 조업 활동과 관련해 “중국과 북한 어선이 (NLL로 바짝) 내려와 조업을 하는데, 우리 어선도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 조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꽃게 성어기에는 좀 완화하고 휴어기에는 지금처럼 하는 융통성을 발휘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군 당국과 대통령경호처는 이 대통령의 연평도 방문을 극비리에 진행하기 위해 ‘조용한 경호’ 작전을 펼쳤다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당시 ‘피스 아이’로 불리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활용해 육해공 합동 경호작전을 수행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날 군은 서해에서 평시 대비태세를 유지했다.
그 대신 북한군의 포격이나 미사일 요격을 피하기 위해 이 대통령을 태운 헬기는 청와대에서 연평도까지 직선으로 비행하는 대신 ‘V’자 형으로 꺾어 날아갔으며, 해수면에서 100m가량 떨어진 초저고도 비행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 편대가 대통령 전용헬기 후방에서 엄호 비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