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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南주민 대피하라”… 전쟁 vs 평화 구도로 대선 심리전

입력 | 2012-10-20 03:00:00

■ “전단살포 임진각 타격”




북한이 19일 대북 민간단체의 전단(삐라) 살포 계획에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으로 위협한 것은 무엇보다 대선을 앞둔 남한의 안보 불안을 부추기려는 고도의 심리전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음 달 초 각각 대선과 공산당대회를 통한 권력 교체가 예정돼 있는 미국과 중국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위협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북한이 포격을 감행할 경우에 대비해 화력 대기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현재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에서 대북 억제력을 강조한 데 대한 반응”이라며 “긴장을 고조시켜 북한 군부의 기강을 잡으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10년 정부가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응하는 5·24 제재 조치의 하나로 대북 심리전 재개 방침을 밝히자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의 공개경고장을 통해 “확성기 등을 조준사격하겠다”고 위협했다. 그해 6월 북한군 총참모부는 “반공화국 심리전 수단을 청산하기 위한 전면적 군사적 타격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고, 10월 대남 통지문에서 “남측이 반공화국 삐라 살포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우리 군대의 물리적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도발을 일으켰다.

9월 임진각 대북전단 대북단체들의 전단 살포 계획에 대해 북한군이 19일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 실시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9월 9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전단 20만 장을 띄워보내는 모습.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반면 지난해에는 잇달아 군사적 위협을 하면서도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2월 27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에서 “임진각을 비롯한 반공화국 심리모략행위의 발원지에 대한 우리 군대의 직접 조준 격파사격이 단행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대북 단체가 3월과 4월 두 차례 이상 전단을 날려 보낸 후에도 북한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군 당국은 북한이 조준 격파사격을 감행한다면 그 방법이 포격도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휴전선에서 임진각까지의 거리가 2km가 넘어 사거리가 짧은 기관총으로는 닿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휴전선 일대 부대에서 82mm 박격포나 견인포, 장사정포 등 곡사화기로 기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도발하면 군 당국은 즉각 보복타격에 나설 방침이다. 북한이 박격포 등으로 임진각을 공격하면 도발 원점을 향해 전방사단의 4.2인치 박격포나 105mm 견인포로 응사할 계획이다. 대응 수위도 북한이 1발을 쏠 경우 최소 3발 이상을 응사하도록 돼 있다. 군 당국은 2009년 6월부터 북한이 도발하면 즉각 보복타격하고 응징 수위도 높이도록 교전규칙을 강화했다.

군은 도발 원점은 물론이고 지휘 원점도 타격하도록 작전계획을 변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합참은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위협이 제거될 때까지 도발 원점은 물론이고 지원·지휘세력까지 충분한 응징을 하겠다”고 보고했다. 군 관계자는 “그간 확전 우려 때문에 도발 원점만 타격하도록 했던 작계를 변경하는 협의를 현재 미군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 어선이 이날 또 서해 NLL을 침범했다. 합참은 19일 오후 2시 22분 북한 어선 1척이 연평도 서북쪽 NLL을 0.4마일(약 0.74km) 침범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네 차례 경고통신을 했으며 이 어선은 오후 3시 6분 되돌아갔다. 올해 들어 북한 어선의 NLL 월선은 10번째다.

▶ [채널A 영상]北 “전단 살포 시 임진각 타격”…탈북자 단체 “강행하겠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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