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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경찰 가족 결혼식서 답례품만 챙기다 ‘딱 걸렸어’

입력 | 2012-10-23 03:00:00

50대男, 접수대 형사에 덜미… 작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실형




20일 오후 1시 40분경 경남 창원시 의창구 두대동 한 예식장의 신랑 측 접수대. 김해중부경찰서 윤모 경감(55)의 아들 결혼식을 20분 정도 앞두고 하객들이 줄지어 선 접수대에 50대 남자가 다가와 축의금 접수 담당자에게 “(축의금) 봉투 아홉 개를 냈다”며 답례봉투 9개를 받아갔다. 부산, 경남지역에는 혼주가 결혼 축하객에게 식권 또는 1만 원짜리 신권과 인사장을 봉투에 넣어 답례하는 풍습이 있다.

5분여가 지났는데 이 남자는 다시 접수대에 나타나 “답례봉투 5개를 달라”고 했다. 축의금 접수는 윤 경감 후배인 김모 경장(33) 등 현직 형사 3명이 맡고 있었다. 주변에도 형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김 경장은 무심코 답례봉투를 건네려다 고개를 들어 남자 얼굴을 봤다. 조금 전에 다녀간 ‘그 남자’였다. 눈매가 매서운 김 경장은 이 남자를 혼주인 윤 경감에게 데려갔다. 윤 경감의 입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김 경장 등은 이 남자를 창원중부경찰서 중앙파출소에 넘겼다.

경찰 조사 결과 상습사기 등 22범인 김모 씨(58·무직)는 지난해 11월 창원서부경찰서에서 이번과 같은 수법으로 검거돼 징역 6개월을 살고 올해 5월 출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22일 사기 혐의로 또 구속됐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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