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野공세 밀릴 수 없어”… 최필립 “떠밀려서는 못 나간다”
2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정수장학회 관련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단행한 기자회견은 정작 박 후보와 최필립 이사장의 인식과 이해관계의 차이가 드러나면서 더 꼬이고 있다. 장학회 설립 과정에 대한 진실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 박근혜와 최필립의 고집
박 후보의 측근들은 기자회견을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논란만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박 후보는 “육영재단과 영남대 등 계속될 야권의 과거사 공세에 더이상 밀릴 수 없다”는 의지가 확고했다고 한다.
최 이사장은 몇 달 전만 해도 자진 사퇴를 고려했지만 이젠 “떠밀리듯이 물러날 수는 없다”며 오히려 강경해졌다고 한다. 한 지인은 “최 이사장은 ‘나도 장학회도 잘못한 게 없는데 장물아비 취급당하며 물러날 순 없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 이사장은 박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거취 표명을 강하게 요구할 경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격할 준비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헌납이냐 강탈이냐 논란 계속
김지태 씨 유족, 朴비판 회견 2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독재유산 정수장학회 해체와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주최 기자회견에서 부일장학회 이사장이었던 고 김지태 씨의 부인 송혜영 씨(오른쪽)가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박 후보가 전날 “김 씨가 처벌받지 않기 위해 먼저 재산 헌납의 뜻을 밝혔다”는 부분도 논란이다. 부산일보 주필이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구사범대 동기였던 황용주 씨의 1988년 월간조선 인터뷰가 근거로 제시된다. 김 씨가 구속되자 장남이 황 씨를 찾아와 “돈을 주거나 토지를 내놓겠으니 원만하게 해결해 달라”고 했고, 이에 황 씨가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김지태를 좀 살려달라”고 했다는 것. 유족들은 “박 전 대통령이 황 씨를 통해 아버지에게 5·16 거사자금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자 보복으로 우리를 구속했다”고 반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