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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알만 잡숴봐~” 중금속 범벅 한방정력제

입력 | 2012-10-24 03:00:00

무허가 中재료 섞어서 조제, “사슴 음경 등 천연성분…” 속여
61억 챙긴 2개 일당 검거




23일 오전 마포구 마포동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압수한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연합뉴스

떨어지는 기력 때문에 고민하던 50대 남성 A 씨. 그는 인터넷을 통해 “3일 동안 2알만 먹으면 발기부전, 조루,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광고를 본 뒤 수십만 원에 달하는 한방정력제를 구매했다. 하지만 복용 이틀 만에 A 씨는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심한 두통까지 앓았다.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정력제’ 상당수가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문의약품인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의 주원료인 타달라필을 이용해 불법으로 만든 약을 대량으로 판매한 이모 씨(41·여) 등 일당 3명을 약사법 위반으로 검거해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은 ‘양기원’이라고 이름 붙인 이 약이 녹편(수사슴의 성기 힘줄), 홍삼, 동충하초 등 갖은 천연재료를 이용해 만든 ‘한방정력제’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중금속 성분인 카드뮴이 생약 기준치의 3배, 타달라필 함유량이 일반 시알리스의 두 배나 되는 가짜 약으로 드러났다. 이 씨 일당은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약 16억 원 상당의 가짜 약 13만 알을 팔았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도 ‘가짜 한방정력제’ 제조 및 판매책을 붙잡아 제조·판매상 김모 씨, 중국 판매상 오모 씨, 판매업자 오모 씨 등 3명을 무허가 제품 제조 혐의로 구속하고 판매상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조사 결과 이 약은 효능이 검증되지도 않은 재료를 중국에서 들여와 무허가로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제품명은 물론이고 제조원, 소재지, 영업허가, 소비자상담실 번호까지 모두 허위로 기재해 소비자를 속인 김 씨 일당이 챙긴 돈은 45억 원에 달했다.

박중규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발기부전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제품은 성분과 함량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채널A 영상] “정력에 기가 막혀” 자연 약재라던 건강기능식품, 알고보니…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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