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일화 신경전 다시 가열
대선후보 등록(11월 25, 26일)을 한 달여 앞둔 23일 후보 단일화를 놓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의 신경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전북 무주군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전국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워크숍에 참석해 “후보 단일화만으로 승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단일화를 넘어서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승리 후 새누리당의 야대(野大) 국면을 극복하고 국민이 바라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개혁을 확실히 이루기 위해서도 통합이 꼭 필요하다”며 “단일화든 통합이든 연대든 우리(민주당)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안 후보의 인기가 유지되는 건 문 후보가 공동정부론을 제안하고 안철수 때리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인터넷매체 기고문에서 “안철수 현상의 핵심은 노무현정신과 촛불정신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안철수 현상은 팬덤(특정인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그런 문화현상)으로 끝난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실제 김성식 선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결이 이뤄지게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권교체를 이루면서 새로운 시대와 구시대를 분명히 구분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와 안 후보의 대결을 “대선판 자체가 미래 지향적으로 변할 수 있는 구도”라고 강조했다. 이에 안 후보만 ‘미래 세력’으로 부각함으로써 문 후보도 사실상 ‘과거세력’으로 규정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김 본부장은 ‘지역구 200석, 비례대표 100석’을 골자로 한 문 후보의 정치쇄신안에 대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개편으로) 동서 대결을 넘어서려 한 문제의식에 비해선 치열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계승자임을 자처한 문 후보를 노 전 대통령과 비교하며 비판했다는 점에서 문 후보의 정치쇄신안을 혹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도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 논의의 피로감도 있지만 단일화가 무조건 선(善)이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