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PK-민주 호남 조직 이상기류… 정당 지역조직 누수
인천 차이나타운 찾은 安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을 방문해 한 음식점 입구에서 일명 ‘공갈빵’을 산 뒤 시식하고 있다. 인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대선을 50여 일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풀뿌리 지역조직이 흔들리고 있다.
전남도의회의 김옥기(나주) 양경수 구복규 의원(이상 화순)과 나주시의회 김종운 의장, 화순군의회 박광재 의장 등 지방의원 11명은 22일 전남도의회에서 안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의 ‘안방’으로 여겨지는 전남지역에서 지방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안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기는 처음이다. 이들은 4·11총선 당시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최인기 전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조직이 요동치자 민주당 중앙당은 추석을 전후해 각 시도당에 ‘민주당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돕는 당원이 있는지 조사해 중앙당에 보고하라’는 내용의 공문까지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히려 “당직자나 대의원도 아닌 평당원까지 조사하라는 것은 너무하다”는 반발을 샀다고 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총선의 역설’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을 통해 각 정당의 지역조직이 단단히 뭉치기보다 공천 당시 ‘물갈이 태풍’ 속에서 신구(新舊) 갈등이 깊어졌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대선이라는 큰 판이 벌어지자 현역 의원과의 당내 경쟁이 버거운 인사들을 중심으로 ‘딴살림’을 차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의 앙금도 ‘딴살림 러시’에 한몫하고 있다. 실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손학규 후보의 슬로건인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든 허영재 씨와 손 후보의 공보특보를 지낸 강석진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이 최근 안 후보 캠프로 자리를 옮겼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 측 이목희 기획본부장의 보좌관 출신인 이태흥 씨도 안 캠프에 둥지를 틀었다. 이 씨는 고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병석을 마지막까지 지킨 김 전 고문의 측근이다.
안 후보가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제3지대’에 버티고 있는 점도 정당의 지역조직을 흔드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안 후보가 ‘정치쇄신’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안철수행(行)’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