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3차 TV토론… 국정경험 현직 프리미엄 활용 시리아-이란核 등 정책 설명… “오바마 잘했다” 48%… 롬니 40% “오바마, 北 핵수출 못 막았다”… 롬니, 김정일 언급하며 비판
밥 시퍼 CBS 앵커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은 1, 2차 때와는 달리 두 후보가 같은 테이블에 비스듬하게 마주 보고 앉아 공방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후보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민주화 사태, 이란 핵개발 및 이스라엘 문제를 놓고 맞서면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미 언론은 “1차 토론회 때의 롬니처럼 오바마는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며 “현상 유지를 하느라 수비하기에 급급한 롬니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수를 까먹었다”고 평가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토론이 끝난 후 “오바마가 롬니를 데리고 학교로 갔다” “롬니가 눈물을 쏟도록 했다”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두 후보의 실력 차가 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오바마를 승자로, 롬니를 패자라고 평가했다. 롬니는 시리아 내전과 이란 핵개발 문제 등을 들어 오바마를 비판했지만 토론 후엔 결국 오바마의 정책을 지지하는 쪽으로 결론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오바마는 ‘미국의 지도력’을 둘러싼 공방에서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과거 공화당 정권이 이라크와 아프간에 국력을 소모하느라 미국의 경제 재건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강한 미국’을 외쳤던 롬니는 ‘막대한 군사비를 어떻게 조달할 것이냐’는 오바마의 공격에 직면했다. 롬니는 이날 토론 주제인 외교안보 정책을 국방예산 감축과 일자리 문제로 연결시키면서 경제문제로 화두를 돌리려 노력했다.
오바마는 롬니의 외교안보정책 관련 언급에 일관성이 없고 나라를 이끌 만한 비전과 정책의 명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롬니를 면전에 두고 “외교정책을 실제 집행할 자리에 앉아보지 않아서 그런지 매번 사건이 생길 때마다 의견을 내놨지만 항상 틀렸다”고 비꼬았다.
롬니가 이란 문제를 물고 늘어지자 “몇 달 전만 하더라도 러시아가 최대의 적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롬니의 외교정책은 1980년대 냉전시대의 것이고 마치 1920년대 경제정책과 1950년대 사회정책과 유사하다”고 비난했다. 롬니는 “러시아가 지정학적인 적이라는 뜻이었고 이란이 가장 큰 위협”이라며 “나를 공격하는 게 중요한 어젠다가 아니다”라고 맞받기도 했다.
이날 롬니는 토론 과정에서 북한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각각 한 차례 언급했다. 그는 “오바마가 (2008년) 대선후보 시절에 당선되면 첫해에 세계에서 최악의 인물들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와 (북한의) 김정일,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와 마주 앉을 것이라고 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북한이 핵기술을 계속 수출하고 있다”며 오바마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